라임펀드 60% 개방형…환매 중단 사태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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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펀드 60% 개방형…환매 중단 사태 원인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1.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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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펀드 주로 운영…개방형 비율 높은점 의문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 자금의 60% 이상이 만기 전이라도 수시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개방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모펀드 자금의 개방형 비중이 40%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비중이다.  

1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설정액(4조3516억 원) 중 개방형으로 운영되는 자금은 63.1%(2조7459억원)에 달했다. 국내 전체 사모펀드 설정액(412조4090억원) 중 개방형이 43.3%(178조4007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20%p(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특히 라임자산운용의 주력인 혼합자산펀드는 개방형이 64.6%로 더 높았다. 해당 펀드에는 작년 10월 유동성 부족 사태로 환매가 중단된 상태인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TF 1호’ 등의 3개 모(母) 펀드가 포함돼 있다. 이 펀드들의 환매 중단 규모는 1조5587억원이다. 이 펀드 들 중 1200억원을 투자해 환매 중단 우려가 제기된 ‘크레딧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는 오는 3월 말부터 만기가 돌아온다.

전문가들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가 주로 사모채권 등 장기투자상품에 투자하는데도, 언제든지 자금 회수가 가능한 개방형 비중이 높은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눈초리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 전문운용사들은 혼합자산펀드를 주로 폐쇄형으로 운영한다. 혼합자산펀드의 경우 투자하는 자산이 부동산, 선박, 항공기, 지식재산권 등의 실물자산이 많아 유동성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은 이런 통상적인 방식과는 달리 대체투자펀드를 주로 운영하면서도 개방형 비율을 높게 잡아 ‘미스매칭(부조화)’이라는 지적이다. 

즉 개방형 펀드라도 언제든지 자금을 돌려줄 수 있으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하지만 폐쇄형은 자산 매각까지 돈이 묶여 있다 보니 투자자들도 환급성이 좋은 개방형을 선호한다.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모펀드 ‘플루토 FI D-1호’의 경우 국내 사모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고 ‘테티스 2호’는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국내 메자닌에 주로 투자됐다. 또 ‘플루토 TF 1호’는 해외 무역금융 관련 자산에 주로 투자됐다.

한편 라임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지난해 10월 3개 모펀드에 투자하는 자펀드의 환매를 중단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환매 연기가 확정된 금액은 8500억원 규모로 현재 1조5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났다. 최근 추가 환매중단 펀드 금액 5000억원까지 합치면 총 2조원에 달한다. 이  사건의 핵심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은 현재까지 잠적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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