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진화하는 전통시장 어디까지 왔나…‘암사시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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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진화하는 전통시장 어디까지 왔나…‘암사시장’을 가다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1.16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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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 이끌고 전통시장이 판매하는 상생협력 구조 구축
현대화 성공사례 불구 배송비용‧마케팅 활성화 아직 숙제로 남아
거대한 돔형태로 이뤄진 '암사종합시장'입구. 사진=김동명 기자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처음에는 시장이 변화해봐야 온라인으로 사람 받나 오프라인으로 사람 받나 똑같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온라인 주문량이 점차 늘면서 시장도 변화할 수 있구나라고 느끼기 시작했다.”

암사종합시장에서 장류를 팔고 있는 중년의 주인이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도입한 후 무엇이 바뀌었냐’는 질문에 이와 같이 답했다.

16일 오전 암사종합시장 6문에 사람 키높이의 화면이 설치된 스텐드형 컴퓨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 컴퓨터는 전통시장 온라인 시장 플랫폼 중 하나인 네이버의 ‘동네시장 장보기’를 시연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이다.

이날 시연에는 김상돈 프레시멘토 대표가 직접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설날을 맞아 우리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떡’을 구매해 보는 행동이 이뤄졌다. 이후 각 상인들을 만나며 시장의 현황과 온라인 구매 시스템을 도입 된 후의 변화에 대해서 들어보는 시간들을 가졌다. 

설날이 1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물건을 나르는 트럭들과 오전 장을 보는 소비자들 때문에 분주했다. 어떤 가게들은 물건을 사러 오는 손님보다 물건을 배달해주는 오토바이 배달원들에게 다량의 물품을 인도하는 장면도 보였다.

강동구 암사동에 위치한 암사종합시장은 1978년부터 이곳 마을사람들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재래식 시장이다. 2008년 4월 10일 정식으로 전통시장으로 등록됐고, 다음해 9월 시설 현대화 사업으로 쇼핑 공간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다양한 현대화 구성과 정돈된 배열들로 가게들을 비치해 과거의 전통시장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동명 기자

돔 형식의 아케이드를 설치해 날씨와 상관없이 실내처럼 장을 볼 수 있고, 바닥은 아스팔트가 아닌 화강석으로 바닥을 시공해 쇼핑환경을 보다 쾌적하게 꾸며 놨다. 2015년 4월부터 실시된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해 현수막보단 LED(발광다이오드) 광고판들이 더 눈에 띈다. 광고판에는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정책과 다양한 시장 이벤트들이 영상으로 소개됐다.

통일된 상호 간판으로 어지럽혀 있지 않고 질서 정연하게 가게들이 나열됐다. 이를 통해 전반적으로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우리가 이전에 알고 있던 전통시장의 개념보다 정돈됐고 노란선으로 그어진 ‘지정 공간’을 지키며 물건을 나열해 놓은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최병조 암사종합시장 상인회장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최근 시장은 변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고, 바쁜 와중에도 어떻게든 디지털화를 배우려는 사장님들이 많이 늘었다”면서 “이러한 서비스가 동네시장 장보기같은 서비스를 도입하고 적극 실행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하며 아직까지 홍보가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아쉬워했다.

평소 전통시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전자식 광고판들이 눈에 띈다. 사진=김동명 기자 

암사종합시장은 현재 식품 유통 전문 스타트업인 플레시멘토와 함께 네이버의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 12월부터 도입된 해당 시스템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이달부터 본격적인 태동을 준비하고 있다. 마트에 파는 상품보다 20%부터 최대 50%까지 싸게 팔고 있고 물품 배송 비용은 현재 구매 가격의 10%선에 책정됐지만, 앞으로 더 줄여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주문 서비스를 도입해 큰 해택을 받았다는 사업장을 찾아갔다. 갈비탕과 설렁탕을 전문으로 포장 및 판매하는 가게였다. 가게에는 주인 아주머니뿐 아니라 딸까지 나와 일손을 돕고 있었다.

가게 사장은 “한 달에 주문량이 700건 정도 되는데, 온라인 전문 사이트에서 납품하는 량에 비하면 적어 보이지만 주문자당 여러 개씩 구매하시는 경우가 있기에 시장에서만 파는 판매행위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성과를 얻었다”면서 “이곳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이런 시스템이 도입된다고 뭐가 달라지나 싶었는데, 막상 조금씩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고 시장이 운영하는 ‘공동배송센터’가 협조적으로 잘 도와줘서 많은 해택을 받고 있다”고 대답하며 온라인 구매 시스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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