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에 대해 "사람들은 댓글 조작에 대해서는 알면서도, 조작으로 만들어진 부정적인 이미지에 대해서는 바꿀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16일 자신의 저서 '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 출간과 관련,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같이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정치를 처음 시작했을 때도 처음 회사를 창업했을 때처럼 소박한 꿈이 하나 있었다. 정직하고 깨끗해도 정치적으로 성과를 내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었다"면서도 "그런데 소박하다고 생각했던 그 꿈을 이루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 대선 패배 후 내가 여론 조작의 최대 피해자였던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나는 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독일의 지한파 지식인 말대로 세계 민주주의 역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그들의 죗값은 말도 안 되게 약했다"며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선거를 정직하지 못하고 깨끗하지 못한 방법으로 더럽혀도 많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스포츠 도핑에 대해서는 정도와 관계없이 그토록 엄격하게 생각하면서 말이다"고 했다. 이어 "정치를 하려면, 정치인이라면 흠도 좀 있고 법을 어겨도 당연하다는 게 여전히 일반적인 통념이었다"며 "사람들은 댓글 조작에 대해서는 알면서도, 조작으로 만들어진 부정적인 이미지에 대해서는 바꿀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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