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후폭풍] 멀쩡한 펀드까지 '돌려막기'… 주도 혐의 부사장은 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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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사태 후폭풍] 멀쩡한 펀드까지 '돌려막기'… 주도 혐의 부사장은 잠적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1.15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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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펀드 손실보전하려다 정상펀드도 환매 연기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피해를 키우고 있는 건 '펀드 돌려막기'다. 이를 주도한 걸로 알려진 임원마저 잠적해 사태는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오는 4월 만기인 '라임크레디트인슈어런스무역금융펀드'에 대한 환매중단을 판매사에 통보했다. 펀드 설정액은 약 3200억원으로,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운용돼왔던 상품이다.

환매를 중단하자마자 돌려막기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이유다. 라임자산운용은 2019년 10월 2차례를 합쳐 지금까지 3차례 환매를 중단했고, 피해액은 2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1400억원가량을 팔았던 라임자산운용 코스닥벤처펀드까지 환매를 중단한다면 피해액은 또다시 커질 수 있다.

라임크레디트인슈어런스무역금융펀드는 안정적인 수익률(연 4% 안팎)로 은행 고객으로부터 인기를 모았었다. 싱가포르 무역금융업체인 로디움이 공급하는 대출채권을 담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보험으로 안전성을 보강한 상품이다. 신한은행(2700억원)과 경남은행(200억원)은 이를 3000억원 가까이 팔았다.

라임자산운용은 2019년 9월부터 라임크레디트인슈어런스무역금융펀드를 설계와 다르게 운용한 걸로 전해졌다. 펀드 자산 가운데 약 40%에 해당하는 1200억원이 유동성 위기에 놓인 '부실펀드'로 들어갔다는 거다. 구체적으로는 환매를 중단한 '라임 플루토 FI D-1'과 '라임 플루토 TF-1호' 손실을 보전하려고 자산을 전용했다고 한다. 혐의가 맞는다면 자본시장법뿐 아니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이다.

판매사 측에서는 이런 펀드 돌려막기를 1차 환매중단 이후에야 알았다. 플루토 TF-1호는 미국 헤지펀드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에 투자했다. IIG는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한 혐의로 등록취소 조치를 받았고, 원금손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역시 이런 문제점을 알고도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펀드를 산 투자자뿐 아니라 판매사까지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펀드 돌려막기를 주도한 인물은 증권가에서 종적을 감춘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으로 알려졌다. 그는 판매사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고도 신탁계약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맞서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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