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물‧사탕수수… 설 선물도 ‘친화경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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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물‧사탕수수… 설 선물도 ‘친화경 바람’
  • 임유정 기자
  • 승인 2020.01.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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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24일까지 선물세트 과대 포장 집중 ‘점검’
유통街, 폐기물 줄이고 재활용률 높이기 ‘사활’
한 모델이 현대백화점에서 ‘올 페이퍼 패키지’를 도입한 과일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한 모델이 현대백화점에서 ‘올 페이퍼 패키지’를 도입한 과일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명절을 앞두고 설 선물세트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가 환경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들면서 유통 업계도 친환경 트렌드를 적용해 포장재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분주한 모양새다.

15일 환경부에 따르면 오는 24일까지 선물세트 과대 포장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포장 횟수가 과도하거나 제품 크기에 비해 포장이 지나친 제품이 적발 대상이다. 과태료는 최대 300만원이 부과된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올해 설부터 과일 선물세트에 ‘올 페이퍼 패키지’를 도입한다. 플라스틱 소재의 과일 선물세트 포장재를 모두 종이 소재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이번에 교체하는 포장재는 과일이 서로 부딪혀 흠이 생기지 않도록 개별로 감싸는 ‘완충 받침’으로, 종전까지 폴리프로필렌(PP) 등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왔다.

현대백화점은 또 설 선물세트 판매 기간 ‘사탕수수로 만든 종이 박스’도 도입한다. 이 박스는 100% 사탕수수섬유로 만들어진 친환경 포장재로, 토양 속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데 3개월이 채 걸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포장재는 종이 재질에 따라 자연 분해되는데, 최소 5개월에서 최대 2년이 걸린다.

특히, 목재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제작할 수 있어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설에 사탕수수 종이 박스를 버섯 등 7개 품목에 우선 도입한 뒤, 적용 품목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신선식품 배송시 사용되는 포장재도 친환경 소재로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 역시 재활용이나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적인 포장 방식으로 선물세트 포장을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 설 선물세트에는 처음으로 축산·굴비 세트에 보랭력을 높이기 위해 넣는 아이스팩도 젤이 아니라 100% 물을 이용해 사용 후 간편하게 분리수거할 수 있도록 했다.

인기가 많은 정육 선물세트 포장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실용적인 케이스로 교체했다. 정육 선물세트를 담은 보랭 가방은 장바구니나 쿨링백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굴비 선물세트는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포장재를 사용했다. 청과 선물세트도 과거에는 일반 소재의 난좌(과일을 보호해 주는 완충재)를 사용했던 것과 달리 재활용이 가능한 것을 도입했고, 생분해가 가능한 소재를 사용한 난좌도 시범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추석부터 선물세트에 친환경 포장을 시작했다. 냉장 정육 등에 사용하던 스티로폼을 없애고 종이 박스를 도입했다. 과일 선물세트에 사용된 플라스틱 소재 충전재를 종이 소재로 바꾸고, 내부 충전재를 물로 채운 친환경 종이 아이스팩을 사용했다. 이외에 재사용이 가능한 천 재질의 보냉 가방도 선보였다.

식품업계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설 명절에 스팸을 비롯해 고급유, 올리고당 등 인기 품목들을 앞세운 300여 종의 선물세트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지난 추석부터 선물세트의 포장재를 친환경 포장재로 전량 교체한 CJ제일제당은 올해 설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선물세트에 불필요한 여유 공간을 줄이고 제품을 고정시키는 받침(트레이)도 새롭게 변경한다. 선물세트를 담는 쇼핑백도 겉면에 코팅 처리를 하지 않고 손잡이는 종이로 교체해 재활용률을 높였다.

동원F&B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종이 재질 가방을 사용하는 등 환경보호를 고려한 필환경 선물세트 200여 종을 출시했다. 참치캔 동원참치, 캔햄 리챔, 조미김 양반김으로 구성 선물세트 구성품의 위치를 재배치하고 간격을 줄여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무게를 평균 20% 줄였다. 이를 통해 연간 40톤의 플라스틱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500ml 생수병으로 환산하면 250만개에 달하는 양이다.

특히 선물세트에 들어가는 식용유의 플라스틱병은 초록색에서 투명색으로 교체했다. 선물세트 가방은 코팅 처리하지 않은 종이 재질로 교체했고 가방 손잡이도 합성수지에서 종이로 바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와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들 역시 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필(必)환경’ 경영이 선택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친환경 포장재로 바꾸는 작업은 더욱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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