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위스키 시장’… 장기 불황에 법인 철수 가속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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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위스키 시장’… 장기 불황에 법인 철수 가속화 되나
  • 임유정 기자
  • 승인 2020.01.1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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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링턴 코리아, 국내 법인 철수
국내 위스키 업계, 자구책 마련 ‘속도’
모델들이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 에디션 넘버 5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에드링턴코리아 제공
모델들이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 에디션 넘버 5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에드링턴코리아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장기 불황으로 자취를 감춘 룸살롱 문화의 여파가 위스키 업계까지 뒤흔든 가운데, 현지 시장에 맞는 프로모션과 마케팅 활동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이기지 못 해 결국 철수하는 기업까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업계는 젊은층 공략 등 자구책 마련을 통해 살아남고자 안간 힘을 쓰는 모양새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맥캘란’으로 잘 알려진 영국 위스키 회사 에드링턴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장기 불황에 따른 위스키 소비 감소와 경영 악화, 주류 고시 개정안 시행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에드링턴 코리아는 최근 영국 본사로부터 이 같은 방침을 통보받고 다음 달 말 국내법인 철수를 결정했다. 직원들에게 법인 철수 사실 공지 역시 마쳤다. 에드링턴 코리아는 지난해 경영난에 따른 철수설과 매각설이 연이어 나온 바 있다. 

현재 에드링턴 코리아는 직원들과 관련 절차를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대일 면담을 통해 철수 시점과 철수에 따른 보상 금액 등에 대해 의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확한 조건 및 금액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사측은 퇴직금에 6~8개월치 임금 지급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맥캘란 △하이랜드 파크 △글렌로티스 등 에드링턴의 유명 위스키 제품은 지금처럼 한국 자회사가 아닌 다른 국내 업체를 통해 유통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누가 이들 브랜드의 수입 유통사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위스키 1위 제조사인 빔산토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빔산토리는 일본에서 맥캘란 판권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 시장에는 2018년 10월 빔산토리코리아를 설립하며 진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 불황에 따라 국내 시장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업계에서는 철수 자체보다 앞으로 누가 유통할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위스키 시장의 침체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김영란법과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경기 침체 우려 확산 등의 영향으로 10년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증류식 소주, 위스키, 브랜디 등 국내 고도주 시장 규모는 2006년 8000억원에서 2018년 40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2018년 위스키 수입량은 1만9966t으로 2016년과 비교하면 5%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10월까지의 수입량은 1만6196t으로 역시 전년대비 감소했다.

이처럼 시장이 침체하면서 발렌타인·앱솔루트를 판매하는 페르노리카는 임페리얼 브랜드 위스키의 영업·판매권을 드링스인터내셔널에 양도했다. 조니워커·윈저를 판매하는 디아지오코리아는 국내 생산시설인 이천 공장을 올해 6월 중단하기로 했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일례로 골든블루는 위스키 침체 속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저도주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컬러풀’을 콘셉트로 맛과 향, 디자인, 마케팅 등 모든 부분에 변화를 줬다. 또 지난해 8월 임페리얼을 시작으로 골든블루와 윈저 등 국내 브랜드가 일제히 가격을 내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위스키 업계는 시장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라인업을 다양화 하거나 위스키 애호가는 물론 젊은 신규 고객까지 아우르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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