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여전하지만…첫 금통위 '금리동결'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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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여전하지만…첫 금통위 '금리동결' 무게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1.13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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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 회복·미중 합의 진전 등 대내외 여건 개선
미·이란 충돌도 영향 제한적…상반기 인하 가능성은 여전
한국은행이 17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가질 예정인 가운데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다는 게 시장 전망이다. 사진은 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7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가질 예정인 가운데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다는 게 시장 전망이다. 사진은 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오는 17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새해 첫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은의 올해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내려간 가운데 시장에선 기준금리 동결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요인은 추가됐지만 대내외 경제 여건이 뚜렷하게 악화되진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에 박자를 맞추려면 집값 자극을 부르는 금리 인하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1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18일 물가안정목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새해 경기 전망에 대해 "미·중 무역분쟁이 어느 정도 완화되고 반도체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개선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대외 여건이 예상대로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기자간담회 이후 실제로 불확실성은 여전해 이 총재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은 모습이다. 

중동 지역에선 미국과 이란이 무력으로 충돌하면서 긴장감이 커졌다. 하지만 전면전으로 이어지진 않은 채 긴장감도 가까스로 잦아드는 모습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낸 '미·이란 충돌사태의 영향과 대응' 보고서에서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업계, 항공·해운업계 등의 영향이 예상되나 거시경제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0일 미국과 이란의 갈등과 관련해 "국내외 금융시장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며 실물 경제 부문에서도 직접적 영향이나 특이 동향은 아직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오는 15일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수출도 지난해 12월에 전년동기대비 5.2% 감소해 기존의 두 자릿수 하락률에서 개선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7%를 나타냈다. 물가안정목표 수준(2.0%)을 여전히 밑돌지만, 반등세가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진입 우려는 덜어냈다.

지난해 세 차례 금리를 내렸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하 기조를 멈추고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금리 인하 기조가 일시중단되는 모습이라는 점도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강력한 부동산 대출 규제를 내놓은 정부의 정책방향도 한은의 금리인하에 걸림돌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2·16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5조6000억원 늘었다. 11월 증가 폭(4조9000억원)보다 주담대 증가 폭이 7000억원 가량 커졌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측면에서는 실물경기가 반도체 수출의 회복 속에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보다 높아지면서 금리인하의 시급성이 다소 축소되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다만, 시장에선 상반기 혹은 연내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여전하다.

국내 경기가 한은의 전망(올해 성장률 2.3%)대로 흘러간다 해도 여전히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물가 수준 또한 목표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는 기저효과로 일부 반등이 나타나고 있지만 반등 강도는 미약한 상황"이라며 "올해 성장률 전망이 2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두고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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