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업인’ 구자철 체제, 코리안투어 활성화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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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인’ 구자철 체제, 코리안투어 활성화를 기대하며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01.1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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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국내에서 열리는 프로 스포츠 중 골프는 조금 특이한 면이 있다. 여자 골프가 남자보다 대회 수·총상금 그리고 팬들의 관심도 많은 등 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코 잘못된 것은 현상은 아니다.

여자 골프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꾸준히 배출되며 관심과 인기가 오르고 있다. 이로 인해 투어 규모도 매년 ‘역대 최대’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 남자프로골프에서 상금 10%를 받아 셋방살이로 시작한 한국여자프로골프는 1988년 어렵사리 독립하더니, 2008년 남자를 뛰어넘었다.

반면 남자 골프는 과거에 비해 상금 규모나 대회 수 등의 발전이 더디면서 쇠퇴기를 겪고 있다. 원인은 다양하다. 세계적인 선수가 배출되지 않았고, 한 때 잘나가던 시절 프로암 등에서 선수들이 스폰서 관계자를 대하는 태도도 문제가 됐다.

이로 인해 대회 및 선수에 대한 기업의 후원이 줄면서 코리안투어도 자연스럽게 ‘흥행부진’으로 이어졌다. 심지어 지난 시즌에는 당초 계획됐던 17개 대회 중 2개 대회가 후원 기업이 없어 열리지 못했고, 시즌 중 김비오의 손가락 욕설 파문까지 이어졌다.

그런 한국프로골프협회(이하 KPGA)가 올해 1월부터 기업인 출신 구자철 회장 체제를 시작했다. 구자철 회장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성남시 KPGA 사옥에서 열린 임시 총회에서 대의원 200명 중 참석한 139명으로부터 전원 찬성표를 받아 제18대 회장에 당선됐다. 구자철 회장은 2023년까지 4년간 KPGA 회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기업인 출신 인사가 회장에 오른 것은 초대 회장을 지낸 허정구 회장(삼양통상)과 제11대와 제12대 회장을 역임한 박삼구 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이어 역대 3번째다. 골프계는 기업인 출신 구자철 회장이 당선되면서 코리안투어 대회 및 스폰서 유치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자철 회장의 가장 큰 과제는 단연 침체에 빠른 코리안투어의 활성화다. 구자철 회장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투어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회 수 증가가 가장 절실하다. 2008년 20개 대회로 열렸던 코리안투어 대회는 지난해 15개 대회로 줄면서 총상금 140억원 규모로 열렸다.

반면 KLPGA 투어는 올해 정규 투어만 따지면 총상금 액수는 269억원으로 253억원에 비해 16억원 정도 늘었다. 대회 수도 지난해 30개에서 1개가 늘어난 31개가 됐다.

구자철 회장은 이번 시즌 코리안투어 대회를 5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구자철 회장은 “스폰서가 없다는 이유는 여기에 투자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면서 “국내 남자프로골프 시장이 기업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만 드린다면 참여할 분들이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구자철 체제를 맞이한 KPGA는 아직 이번 시즌 코리안투어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현재 대회 수를 늘리기 위해 여러 기업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정도면 어느 정도 이번 시즌 코리안투어 규모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골프팬으로서 이번 시즌 구자철 회장의 약속대로 더 커진 코리안투어 규모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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