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운용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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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운용업계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1.1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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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체 자산운용사 274개사 중 42%가 '적자'
신규 운용사 난립 따른 경쟁 심화로 수익구조 악화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자산운용업계가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시장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 운용사 진출에 따른 경쟁 심화, 사모펀드 환매 중단에 따른 신뢰 하락 등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산운용사 274개사 중 42%인 115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운용사는 대부분이 사모 자산운용사다. 현재 전문 사모 운용사수는 200개사로 74개사인 공모 운용사 대비 두 배 이상 된다.

자산운용업계의 적자폭은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자산운용사 전체 96개사 중 적자 비중은 20%인 19개사에 그쳤다. 다만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의 일환으로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면서 헤지펀드 중심으로 신규 플레이어가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자산운용사는 2016년 들어 165개사로 2배 가까이 껑충 뛰었고, 2017년 214개사, 2018년 242개사로 증가했다. 이 기간 적자 운용사 비중도 2016년 29%에서 2017년 35%, 2018년 41%로 확대 추세다.

운용사 간 양극화도 더 커졌다.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SRA자산운용 등 순이익 상위 10개사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3780억원으로 나머지 264개가 벌어들인 2790억원보다 훨씬 많았다. 사모펀드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신규 헤지펀드의 경우 코스닥 공모주 투자로 수익을 올리는데, 지난해 코스닥 시장이 안 좋았으니깐 대부분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업계 적자 비중은 높아지고 있지만 펀드에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는 각각 236조1000억원과 395조원을 집계됐다. 지난해 사모펀드의 경우 부동산 펀드에만 5조7000억원이 몰렸으며 특별자산 펀드에도 4조원이 유입됐다. 저금리와 저성장 구조에서 대체투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부동산 펀드에 대한 관심도 점차 증가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펀드 시장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 자금이 사모펀드나 투자일임으로 들어가고 공모펀드 유입액은 많지 않다”면서 “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되는 회사를 중심으로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지만, 적자에 고전하는 회사가 훨씬 많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자산운용시장의 성장세가 지속 중이긴 하지만 투자자의 선호상품 변화와 보수 인하 압력으로 수익구조는 되레 악화됐다고 진단한다.

주윤신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고수익과 분산투자가 가능한 대체투자 펀드, 안정적 수익을 제공해 주는 솔루션 상품, 수익률이 좋은 특정 지역 또는 섹터 등에 집중된 특화펀드 중심으로 자금유입이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운용자산(AUM)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보수 투명성과 관련된 규제 강화와 함께 자산운용시장 기관화 및 고보수에서 저보수 펀드로의 상품 트렌드 변화 등으로 업계 전반적인 운용보수율이 감소하면서 운용사의 수익구조는 갈수록 악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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