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갈등에 해상보험료 인상 조짐…국내 보험사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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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갈등에 해상보험료 인상 조짐…국내 보험사 예의주시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1.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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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해상보험의 보험료가 전 세계적으로 상승할 전망인 가운데 국내 보험업계는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에서 보험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사고 발생 가능성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하는 길목이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하루에만 원유·콘덴세이트 2100만 배럴이 이곳을 지난다. 배럴당 60달러 기준으로 12억6000만달러(약 1조4613억원)에 달한다. 즉 이 지역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하루만에 1조원에 해당되는 손해액이 발생하는 것이다. 다른 수송 물건이나 선박의 피해까지 고려하면 손해액은 더 커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세계적으로 해상보험료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몇몇 사건으로 인해 보험료가 오른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아랍에미리트(UAE) 해상의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사우디아라비아(2척), UAE(1척), 노르웨이(1척) 선사의 유조선 4척이 피격됐다. 이어 한달 뒤에도 호르무즈 해협 인근 바다에서 노르웨이(1척)와 일본(1척)의 유조선이 기뢰 등으로 추정되는 수중 무기로 공격받아 훼손됐다.

당시 이 사고로 최소 5000만달러에서 최대 1억달러 이상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상보험의 특약이라고 할 수 있는 전쟁보험의 보험료가 10∼20배 급등한 바 있다. 전쟁은 통상 보험의 면책 사유에 해당하지만 해상보험에서는 특약 형태로 전쟁에 따른 손해도 보장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은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한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에서 당장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며 “보험료를 올리지 않고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해상보험의 여건이 악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간 해상보험 수익성 악화로 해상보험을 철수한 국제적인 재보험사가 20여 곳이나 된다”며 “보험사는 사고 발생 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어 이번 사태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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