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원금손실’…초저금리에도 믿을 건 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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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원금손실’…초저금리에도 믿을 건 예금
  • 박수진 기자
  • 승인 2020.01.1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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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보예금, 작년 3분기 말 잔액 2184조…3개월 새 28조 ↑
불완전판매사태 및 부동산 규제…투자처 못 찾는 돈 쌓여가
서울에 위치한 한 시중은행 영업점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에 위치한 한 시중은행 영업점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저금리 기조로 예금상품의 최고 우대금리가 1% 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유동자금이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옥죄기, 잇단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등으로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예금 상품에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파산해도 원리금이 보호되는 금융권상품 잔액(부보예금)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2184조2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28조원(1.3%) 늘었다. 부보예금은 은행 예금, 저축은행 예금, 금융투자사 고객예탁금, 보험사 책임준비금, 종합금융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예보의 보호를 받는 예금을 말한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 선호 등에 저축성예금을 중심으로 부보예금 잔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가운데 저축은행에 맡긴 고액 예금도 늘어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저축은행이 파산했을 때 예금자보호법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5000만원을 넘는 예금도 초과금 기준으로 4000억원 늘어난 7조4000억원을 나타냈다.

반면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처인 사모펀드의 판매 잔액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된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작년 11월 말 현재 24조1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6000억원(2.4%) 줄었다. 이에 따라 판매잔액은 작년 7월부터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잔액은 작년 6월 말 27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감소세로 돌아섰다. 7월 382억원이 줄더니 8월 5893억원, 9월 6839억원 각각 줄었고, 10월(-9069억원)에는 1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7월부터 5개월 동안 2조9000억원 넘게 줄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EB하나은행의 작년 11월 말 현재 개인 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2조2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1조원(32.2%)가량 줄었다. 우리은행은 11월 말 현재 판매잔액이 1조5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1조4000억원(48.2%)이나 감소했다. 

이처럼 예금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데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DLF(파생결합상품) 사태, 라임사태 등 대규모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원금보장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아울러 정부가 각종 규제로 전 방위 부동산 옥죄기에 들어가면서 부동산 투자 환경이 악화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금리 기조 속 단 1%라도 높은 예금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1일 2일 1조원 한도로 ‘우리고객님 고맙습니다 정기예금’을 출시했지만, 단 5일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보였다. 이 상품의 예금 금리는 1년 최고 연 1.9%, 2년 최고 연 2.0%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에서 판매되는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도 점점 강화되고 있어 당분간 자산 증식보다는 안전자산 축척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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