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코스닥 IPO에 ‘거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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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코스닥 IPO에 ‘거품’ 우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1.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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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규 상장사, 시초가 대비 수익률 -17% 기록
전문가 "과열된 기업 초기투자 열풍…고평가 논란 불 지펴"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열풍이 기업 가치 고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규 상장기업의 공모가 및 시초가 대비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공모가 산정에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9일 SK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전상장과 재상장, SPAC을 제외한 신규 상장기업 73개사의 공모가 및 시초가 대비 평균 수익률(연환산)을 분석한 결과 각각 2.2%, -17.0%로 나타났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7월4일 상장한 펨텍코리아로 12월30일 기준 수익률이 -90.3% 하락폭이 가장 컸다. 같은 해 5월7일 상장한 SNK도 지난해 말 상장 이후 수익률이 -60.4%에 달했고, 5월28일 상장한 수젠텍도 -54.3%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이들 종목뿐만 아니라 상장 이후 IPO기업들의 평균 수익률은 최근 3개년 간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2017년 기업공개(IPO)기업들의 상장 후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44.1%에 달했지만, 2018년 6.5%로 크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시초가 대비 수익률 역시 5.3%에서 -15.6%로 악화 됐다.

IPO기업의 수익률 부진은 국내 주식시장 환경이 악화된 영향도 있지만, 최근 과열된 기업 초기투자 열풍이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비상장 벤처·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이 3조81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조1241억원)보다 22.0%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대치다. 창업 7년 이내 스타트업에 대한 모험투자 비중은 사모펀드가 75.2%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시장보다 발행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모펀드 주도의 초기 투자 열풍은 기업 가치 고평가 논란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SK증권 중소성장기업분석팀 관계자는 “투자 회수를 위한 기업 가치 부풀리기, 무리한 상장 시도 등은 IPO 시장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임에 틀림없다”며 “최근 3 개년 동안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공모가 및 시초가 대비 수익률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모가의 결정이나 청약 경쟁률이 점점 양극단으로 벌어지고 있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공모가를 확정하는 데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청약/공모 경쟁률보다 기업의 본질 가치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프리IPO 단계서부터 시작되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한다. 유통시장이 침체되면 프리IPO 시장 역시 분위기가 반영돼 발행사 밸류가 낮아져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프리IPO 투자를 유치할수록 몸값이 높아지는 현상이 과도해졌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IPO 투자자가 자금회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프리IPO 당시 산정된 과한 밸류는 IPO에서 공모가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며 “주식시장에선 적절한 공모가 산정이 중요한데, 투자자 입장에서도 프리IPO 과정에서 밸류 산정이 적절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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