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후불신용결제' 성큼...카드사는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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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 후불신용결제' 성큼...카드사는 '발끈'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1.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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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페이사 소액 한도 후불결제 허용 검토"
간편결제 업체들 '환영' vs 카드업계 '특혜' 반발
핀테크 페이사들에 대한 신용 후불결제 서비스가 허용될 전망인 가운데 카드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사진은 카카오페이로 매장서 결제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핀테크 페이사들에 대한 신용 후불결제 서비스가 허용될 전망인 가운데 카드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사진은 카카오페이로 매장서 결제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올해 상반기부터 핀테크 지급결제회사(페이사)에 소액여신 후불결제와 후불할부가 허용될 전망이다.

그동안 후불결제는 신용카드만 될 거라는 인식이 있었고, 시장을 독점해왔다. 또 시중에 페이 서비스는 체크카드(충전식)의 결제 원리로 적립금이나 은행 잔고 내에서만 쓸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금융당국이 소액 여신 기능을 허용하면 할부기능도 가능해져 새로운 결제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9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예정됐던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여전업계 CEO간 간담회는 은 위원장의 국회 본회의 일정으로 이달 넷째주로 연기됐다. 추후 간담회가 진행된 뒤 의견을 수렴, 핀테크 지급결제회사(페이사)에 대한 소액여신(소액대출) 기능을 추가하는 관계법령 개정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핀테크 업체들이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도모하기 위해 약 월 30만 원에서 50만 원 한도에서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신용도가 낮거나 파산한 경험이 있어 선뜻 신용카드를 발급하지 못했던 고객 입장에선 숨통이 틔는 거다.

핀테크 업체들도 신용도가 낮은 잠재적 고객까지 유입하니, 신규 신용판매 매출이 창출돼 새 수익원이 확보되는 거다. 그러나 핀테크 업체들이 후불 결제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는 속내는 따로 있다. 일단 고객에게 후불 결제 및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면 신용카드나 은행‧계좌이체로 대행할 때 비해 더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고, 할부 이자를 챙길 수 있다.

다만 카드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간편결제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인데 페이사들까지 신용결제 시장에 난립할 경우 경쟁 환경은 더 치열해 질 수밖에 없어서다. 

카드사들은 지급결제 서비스업자가 금융업자 지위를 가지는만큼 이들에게도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형평성 우려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 업체들이 규모에 비해 금융 리스크 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소액이라도 리스크 관리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신용결제가 이뤄지면 고객들이 신용결제 제공으로 무분별하게 페이를 돌려막아 흔히 ‘페이깡’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연체관리, 금융채무 불이행자(대손충당금)가 증가하는 리스크가 더해진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일각에선 간편결제업계 1·2위인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가 후불결제 시장에 들어오면 카드사와 핀테크사 간 규제 역차별이 발생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범위에서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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