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막히자...가계 여유자금만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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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막히자...가계 여유자금만 쌓여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1.0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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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분기 가계 여윳돈 17.6조…기업 자금조달은 7년만에 최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 구입 투자 수요가 줄면서 가계 여유자금만 쌓여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 구입 투자 수요가 줄면서 가계 여유자금만 쌓여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가계의 자금이 주택시장으로 이동하지 못하면서 가계의 여유자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자금 사정이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3/4분기중 자금순환’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규모 자영업자, 비영리단체 등을 포함한 가계의 지난해 3분기 순자금운용 규모는 17조6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2조원)대비 5조6000억원 늘어났다.

순자금운용이란 경제 주체가 보유한 예금·보험·채권 등 자금운용액에서 대출금과 발행한 채권 등 자금조달액을 뺀 개념으로, 통상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한은은 가계의 여유자금이 확대된 이유로 2018년 대비 부동산 투자 수요가 감소해 대출이 줄어들었고,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위험자산보다는 안전한 예금을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시중은행 등 금융권이 새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규제 시행에 대비해 예금을 적극 유치하면서 단기 예치금이 늘어나는 요인도 작용했다.

반면 작년 3분기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8조9,000억원으로 2018년 3분기 대비 10조1000억원 감소했다. 기업은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입장이라 순자금운용이 마이너스로 나타나는 게 통상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수치는 분기별로 치면 2011년 3분기(-19조5,000억원)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기업의 수익성을 대표하는 금융기관 예치금이 4조2000억원에 불과해 전년 동기(12조8000억원)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기업운영이 그만큼 빠듯했다는 뜻이다. 투자를 늘린 것도 아니었다. 자금조달 규모가 28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0조4000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기업이 저금리 상황을 기해 회사채 발행을 늘리긴 했지만 설비투자로 이어지진 않았고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적 자금 조달 성격이 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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