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중구난방'…비슷한 입지·연식에도 엇갈린 등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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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중구난방'…비슷한 입지·연식에도 엇갈린 등락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1.08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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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부동산대책 발표 전후 실거래가 비교
구·동 단위 아닌 단지 특성 따른 국지적 등락
전문가 "초국지화 현상…집 살때 주의해야"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같은 구에 위치한 아파트 간 등락이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같은 구에 위치한 아파트 간 등락이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12·16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서울 집값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같은 구에서 비슷한 연식과 가격대를 가진 아파트끼리도 대책 전후로 등락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초국지화 현상'으로 볼 소지가 있다며 집을 살 때 더욱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 준공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3단지' 전용면적 83㎡는 12·16 부동산 대책 이후인 지난달 31일 16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이뤄진 직전 거래가보다 1억1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반면 같은 송파구에 1990년 들어선 '잠실 현대' 전용 84㎡는 지난달 30일 직전거래가(2019년 11월) 대비 8400만원 오른 12억400만원에 매매됐다. 재건축연한(30년)을 넘긴 두 아파트의 등락이 엇갈린 것이다.

9억~15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던 입주 10년 미만 성동구의 준신축 아파트들도 희비가 엇갈렸다. '신금호파크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14일 13억8000만원이었으나 대책 이후 14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16억3000만원)는 지난해 11월보다 2억원이 올랐고 '서울숲푸르지오2차' 전용 59㎡(13억원)도 같은 기간 1억원이 뛰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래미안하이리버' 전용 84㎡는 3000만원 떨어진 1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신금호파크자이' 전용 59㎡도 4000만원 하락한 10억8000만원에 매매됐다.

9억원으로 '키맞추기'를 하고 있다는 강북구의 9억원 이하 아파트들도 등락이 갈렸다. 미아동 '경남아너스빌' 전용 59㎡는 새해 첫날 직전거래가(2019년 12월)보다 2000만원 오른 5억원에 거래됐다. '벽산라이브파크' 전용114㎡도 지난해 11월보다 2300만원 오른 5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반면 같은 기간 미아동의 'SK북한산시티' 전용 84㎡와 59㎡는 대책 발표 후 각각 2800만, 2100만원씩 하락했다. '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 84㎡도 지난달 2일 2900만원 떨어진 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외에도 서초구에서는 '방배브라운가'(2006년 준공) 전용 84㎡가 6000만원 올랐지만 '래미안퍼스티지'(2009) 전용 84㎡는 3억2000만원 떨어졌다.

마포구에서는 '울트라월드컵'(2006) 전용 84㎡가 1900만원 상승했지만 '상암월드컵파크5단지'(2005) 전용 84㎡가 지난해 11월 대비 2500만원, '상암월드컵파크12단지'(2010) 전용 59㎡는 지난해 10월 31일 대비 2500만원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아파트 값이 구나 동 단위로 함께 움직이지 않고 단지별 특성에 따라 국지적인 등락을 보이는 초국지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실거래가 정보 공개는 최장 60일의 텀이 있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현재 공개된 정보만 보면 초국지화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수요와 자본이 점점 한정적인 곳에 몰릴 전망인 만큼 초국지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실장은 초국지화가 심화될 수록 실수요자들이 주택 매매시 더 많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실장은 "과거에는 집값 등락폭을 어느정도는 예측 가능했지만 이제는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이 늘어 짧은 시간에 크게 변동하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며 "집값이 구나 동 단위로 함께 움직이지 않게 되면 아파트를 살 때 확인해야 할 정보와 판단해야할 분기점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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