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이상기온 현상에 겨울 소비시장 얼어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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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상기온 현상에 겨울 소비시장 얼어붙어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01.08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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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평균 기온 2.8도… 제주는 봄꽃도 피어
최심신적설 0.3㎝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적어
난방 가전·롱패딩 판매 감소 겨울 축제 ‘울상’
강원도 평창에는 최근 3일간 57.5㎜의 비가 내렸다. 평창군 대관령면의 한 주민이 빗물에 녹아 버린 황태 덕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강원도 평창에는 최근 3일간 57.5㎜의 비가 내렸다. 평창군 대관령면의 한 주민이 빗물에 녹아 버린 황태 덕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이상기온 현상에 국내 겨울 소비시장이 얼어붙었다. 특히 난방 가전 등 방한용품 판매가 급격히 감소했다. 또, 얼음이 얼지 않고 눈이 내리지 않아 이와 관련 스키나 보드 등 레저용품 판매도 줄었고, 한철이 대목인 겨울 축제 등은 개장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2.8도로 평년(1.5±0.5도)보다 높았다. 이는 12월 기준으로 역대 8위에 해당하는 높은 기온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평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날은 5·6·7·27·31일 등 단 5일에 불과했다. 낮 최고기온이 10도를 넘어선 날은 10·15·16·17일로 4일이나 됐다.

가장 남쪽에 위치한 제주의 경우 7일 낮 최고기온이 1923년 기상 관측 이래 1월 기록으로는 가장 높은 23.6도를 기록했다. 특히 제주 곳곳에는 2월 중순에나 피는 매화가 폈고, 3∼4월에 개화하는 매실꽃과 개나리가 피기 시작했다.

적설량도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12월 전국의 최심신적설 합계는 0.3㎝에 불과했다. 이는 관측 이래 역대 12월 중 가장 적었다. 최심신적설은 24시간 동안 새로 내려 쌓인 눈 중 가장 많이 쌓인 곳의 깊이를 뜻한다. 도시별로 보면 인천, 대전, 포항, 대구, 전주, 울산, 광주, 부산, 여수, 제주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다.

특히 국내 대표 겨울 도시인 강원 태백시에 눈 없는 12월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태백지역에 눈 내린 날은 1일, 14일, 29일 단 3일간이다. 하지만 눈발이 날리는 데 그칠 정도로 양이 적었다.

더워진 날씨 때문에 겨울 관련 용품 판매도 줄었다. 롯데멤버스가 백화점·대형마트·슈퍼·편의점 등 전국 엘포인트 제휴사에서 소비자가 구입한 내역을 수집·분석 결과 10월~11월 난방가전(-35.7%)·방한의류(-26.7%) 소비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감소했다.

전자랜드의 경우 12월 1일~22일까지 전기장판, 온수매트 등 겨울 가전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가량 줄었다. 롯데하이마트는 계절 가전의 매출 감소 등 여파로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션이 조사한 11월 23일~12월 22일까지 레저 생활 용품 판매량에 따르면 겨울철 대표적인 레저 스포츠인 스키와 보드의 장비 구입도 스키는 7%, 보드는 11% 가량 판매량이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경북 안동 암산얼음축제는 암산유원지 축제장 미천 얼음 두께가 평균 7∼21cm로 안전권고 기준인 25∼30cm에 크게 미치지 못해 축제를 취소했다. 강원지역 겨울 축제장 곳곳도 지난 이틀간 내린 비에 얼음이 녹아 행사 운영을 잠정 중단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반면 춥지 않은 날씨덕에 지난달 전국 골프장 예약률은 약 30%가량 늘었고, 주요 특급 호텔은 호캉스족으로 인해 1월 말까지 공실이 없을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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