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아파트값 잡으려다 대장 아파트 전셋값 ‘널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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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아파트값 잡으려다 대장 아파트 전셋값 ‘널뛰기’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0.01.0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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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렉슬’ 전용 134㎡형 전셋값 12·16 대책 후 4억원 올라
보유세 부담에 집주인 호가 올려…학군 등 입지 중요성 부각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 전경. 사진=삼성물산 제공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 전경. 사진=삼성물산 제공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정부가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고가 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춘 것은 물론, 전세대출을 받은 뒤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을 구입할 시 대출을 회수함으로써 ‘갭투자’를 틀어막은 것이다.

대책 발표 후 서울 강남4구(강남·강동·서초·송파구) 소재의 주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와 고가 아파트는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반면 매매가와 달리 전셋값 부문에서는 지역별 대장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장이 형성된 상태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대장아파트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단지’ 전용면적 59㎡형(11층)은 지난 4일 6억5000만원의 전셋값을 기록했다. 이는 12·16 부동산대책 전에 기록한 최고가 6억3000만원(6층)보다 3.2%(2000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3단지’ 전용면적 114㎡형(12층)도 지난달 30일 9억5000만원 상당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 가격은 2018년 6월 기록한 최고가(9억5000만원·11층)와 동일한 수준이다.

강남구 대장아파트 중 하나인 ‘도곡렉슬’도 마찬가지다. 규제 전 16억원(11월 29일·10층)이었던 전용면적 134㎡형 전셋값은 △18억5000만원(12월 21일·6층) △19억원(1월 3일·4층) △20억원(1월 6일·15층) 등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구 도곡동 소재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전용 114㎡형 아파트값은 2억~3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전셋값은 아니다”며 “이 단지는 숙명여고, 중대부고 등 강남8학군도 보유했기에 이사철을 맞아 전셋값이 타 지역에 비해 더 뛰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장아파트의 이번 상승장 대해 12·16 부동산 대책으로 보유세 부담이 늘어난 게 주효하다고 내다봤다. 집주인이 보유세 등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호가를 올리면서 전셋값의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주장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세금에 대한 부담이 심해지면서 집주인이 전셋값을 올리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여기에 당분간 전·월세에 살면서 청약시장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돌린 수요자가 늘어난 것도 한 몫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 등으로 학군 등 입지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는데 이런 조건을 갖춘 대장아파트의 전셋값은 상승세가 뚜렷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도곡렉슬’은 입주년차가 올해 홀수해다. 전세계약이 2년 주기인데 홀수해에는 물량이 적어 가격이 짝수해보다 높다”고 부연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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