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4차 산업혁명 필수 ‘오픈 이노베이션’ 고삐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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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업계, 4차 산업혁명 필수 ‘오픈 이노베이션’ 고삐 죄다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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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혁신 신약 개발 시 시간·비용 절약, 성공률도 세 배 높아
‘연 매출 5천억 달성’ 보령, 올해 후속 투자 대상 기업 발굴 나서
제약사들, 이달 美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서 기술수출 협상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제약·바이오업계가 차세대 기술과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더는 선택 아닌 필수 전략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으로 지난해에 이어 기술 수출 성과를 이어나가고자 고삐를 조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자체 역량만 고집했던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최근 점차 외부 지식과 기술을 받아들이는 개방형 혁신으로 돌아서는데 빠른 행보를 보인다. 개방형 혁신은 기술을 수출·도입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한 라이선싱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은 개방형 혁신을 통해 외부 연구개발 자원으로 신약을 개발할 경우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서다. 수익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약 개발 성공률은 폐쇄형 혁신을 통한 신약 개발 성공률보다 3배 이상 높다. 이는 기술수출에서 얻은 수익을 신약 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된다.

2015년 한미약품의 글로벌 기술수출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만 해도 유한양행·GC녹십자·JW중외제약·SK바이오팜·브릿지바이오 테라퓨틱스 등 10여 곳이 기술수출 쾌거를 이뤄냈다. 이들의 기술수출 규모는 8조 원을 훌쩍 넘는다. 2017년(1조 원)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올해에도 개방형 혁신 전략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한 보령제약은 올해 ‘오픈 이노베이션’에 박차를 가한다. 2016년 투자를 단행했던 면역항암제 신약 개발업체 ‘바이젠셀’의 인수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후속 투자 대상 기업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바이젠셀은 보령제약이 2016년 처음으로 지분 투자를 단행한 국내 바이오 벤처다. 보령제약은 같은 해 7월 바이젠셀에 총 30억 원을 투자했다. 15억 원으로 바이젠셀 주식 6만 주를 취득하고 나머지 15억 원으로는 바이젠셀 전환사채(CB)에 투자했다. 이후 보유하고 있던 바이젠셀 CB 전량에 대해 전환권을 행사하고 이 회사 보통주 7만5000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보령제약은 바이젠셀의 최대 주주가 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현재 바이젠셀은 ‘혈액암 면역세포 치료제’를 앞세워 기업공개(IPO) 준비 중에 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바이젠셀의 뒤를 잇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후보물질을 확장하고 성공적인 IPO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투자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유한양행·GC녹십자·한미약품·종근당·JW중외제약·대웅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은 이달 13일부터 16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술수출 등 전략적 파트너십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로,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을 위한 협상의 장이다. 올해에는 50개국, 1500여 개 기업의 CEO와 관계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은 이번 콘퍼런스에서 자체 개발한 주요 현신 신약 후보물질의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특히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JW1601’과 통풍치료제 ‘URC102’의 추가 기술제휴 사업을 논의할 예정이다. ‘JW1601’의 적응증 확대 전략과 개발 현황도 처음으로 공개한다.

대웅제약은 기업소개와 나보타, R&D 신약 파이프라인 등을 주요 내용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아테넥스, 스펙트럼에 각각 기술수출한 ‘오락솔’, ‘롤론티스’ 등이 상업화를 앞둔 만큼 이러한 성과를 중심으로 자사 기술력을 알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과 GC녹십자, 종근당은 별도 발표 없이 오픈이노베이션 기회를 모색하고 기술 트렌드 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어느 기업이 기술수출 ‘잭폿’을 터뜨릴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앞서 2015년 행사에서 사노피와 8조 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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