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노도강 올랐다는데 금천구는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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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노도강 올랐다는데 금천구는 '제자리걸음'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0.01.05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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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지만 호가 추이 엇갈려
대장 아파트도 12·16 부동산 대책 직격탄 맞아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고가주택 규제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은 것과 달리 금천구 부동산시장은 암울하기만 하다. 호가는 제자리걸음에다 거래마저 절벽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12·16 부동산 대책에 대한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독산동에 위치한 ‘독산중앙하이츠빌’ 단지 모습. 사진=전기룡 기자
독산동에 위치한 ‘독산중앙하이츠빌’ 단지 모습. 사진=전기룡 기자

지난 3일 서울 지하철 1호선 독산역에 도착하니 ‘독산중앙하이츠빌’이 눈에 띄었다. 이 단지는 2004년 준공된 구축 아파트지만 독산역 3번출구와 연결돼 있어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 또 가산디지털단지로의 이동이 수월한 직주근접 단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단지는 현재 거래 절벽 상태다.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수요가 얼어붙은 것이다. 호가도 전용면적 84㎡형 기준으로 직전 거래가인 5억원대(10월 말)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위태롭기만 하다.

독산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수요 자체가 없는데 호가 추이를 어떻게 이야기하겠나”라면서 “노도강이 오른다는 말이 들리지만 여기는 사정이 다르다. 사무실을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 하루 종일 스포츠 뉴스만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정부가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부동산 대출·세금 규제에 있어 시세 9억원 주택을 기준으로 삼아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선 호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금천구는 이같은 흐름을 타지 못한 셈이다. 

특히 금천구는 노도강과 집값 등에서 유사한 점이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금천구 중위매매가격은 4억750만원이다. 이는 도봉구(4억150만원)보다 높고 노원구(4억2250만원)와 강북구(4억6000만원)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금천구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롯데캐슬골드파크’ 전경. 사진=전기룡 기자
금천구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롯데캐슬골드파크’ 전경. 사진=전기룡 기자

금천구 대장 아파트인 ‘롯데캐슬골드파크’를 찾았지만 이 단지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몇몇의 공인중개사는 부진한 경기를 감추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여러 곳의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찾았지만 수요나 호가에서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독산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롯데캐슬골드파크’ 전용 84㎡형 호가는 실거래가로 등록된 9억5000만원과 비슷하거나 이보다 조금 높은 10억원대”라면서 “이 단지는 수요가 꾸준히 있던 곳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인근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실거래가가 9억원대라고 하지만 우리는 그 가격에 팔아본 적이 없다. 있더라도 극히 일부에 그치는 거래로 이 단지 전체를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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