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하는 주거빈곤…대학가 ‘방 구하기 전쟁’ 올해도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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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하는 주거빈곤…대학가 ‘방 구하기 전쟁’ 올해도 반복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1.0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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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값은 계속 오르고 기숙사 태부족
서울 청년 3명 중 1명 ‘지옥고’ 살이
서울의 한 고시원 간판.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올해도 대학가에는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새학기가 다가오면서 방 구하기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것. 기숙사는 ‘그림의 떡’이고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에서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대표적인 대학가인 신촌 인근 원룸 월세는 평균 보증금 1000만~2000만원에 40만~55만원 수준이다. 인근 홍익대나 숙명여대 월세 가격대도 대동소이한 상황이다.

다른 대학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생활비 등을 합하면 매달 100만원 이상의 돈이 필요하다. 올해 최저임금은 8590원으로 한 달에 약 120시간을 일해야 한다. 학기 중에는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다 보니 방학 동안에 열심히 돈을 모아야 하는 셈이다.

부모에게 손을 벌리지 않는 한 ‘지옥고’에서 탈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 청년층 주거 빈곤은 심각하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최저 주거기준(1인 가구 최저 14㎡)에 미달하거나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사는 가구 비율인 주거빈곤율은 청년층에서만 ‘역주행’ 중이다. 

2018년 통계청이 발표한 이슈보고서 ‘지난 20년 우리가 사는 집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를 보면 서울의 만 20~34세 1인 청년 가구 중 주거 빈곤 가구의 비율은 2005년 34.0%, 2010년 36.3%, 2015년 37.2%로 갈수록 늘어났다. 

고시원에 거주하는 가구의 75%가 20·30세대로 집계되기도 했다. 전체 가구 중 주거빈곤가구 비율이 1995년 46.6%에서 2015년 12.0%로 급락한 것과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 

기숙사에 들어가면 주거 부담이 어느 정도 해결되겠지만 서울 4년제 대학 캠퍼스 33곳의 기숙사 수용률은 평균 14.15%(2018년 4월 기준)에 불과했다. 대학생 100명 중 86명은 기숙사를 이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편 정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복기숙사, 청년임대주택 등 여러 정책을 시행 중이지만 대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도의 실효성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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