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커뮤니케이션북스 출간, 정의롭게 말하기 '폴리티컬 코렉트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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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커뮤니케이션북스 출간, 정의롭게 말하기 '폴리티컬 코렉트니스'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9.12.27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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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최근 발표된 2020년 트렌드의 중요한 경향이 '페어 플레이어Fair Player'다. 앞으로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가 더 강해진다는 뜻이다. 평등한 사회에 필요한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는 '정의롭게 말하기'를 제시한다. 정치적 올바름, 즉 폴리티컬 코렉트니스political correctness는 1970년대 성차별적 단어를 중립적인 단어로 바꾸자는 운동에서 시작됐다.

그렇게 미스Miss와 미시즈Mrs가 미즈Ms로 바뀌었다. 지금은 성별뿐만 아니라 인종, 장애, 나이, 문화, 성적지향 등 모든 차별, 편견과 증오가 실린 단어를 공정한 말로 바꾸어 쓰자는 의미로 확대됐다.

사회가 달라졌다.정치적 올바름, '폴리티컬 코렉트니스'가 정말 필요해진 것이다. '폴리티컬 코렉트니스'는 타자의 이름을 도덕적으로 공정하게 부르자는 언어 운동이다. ‘불구자’ 대신 ‘장애인’을, ‘고령자’ 대신 ‘어르신’을 사용하고, ‘잡상인’, ‘혼혈’ 같은 비하 단어를 쓰지 말자는 운동이다.

이 책은 언어학을 전공하고 언론사에서 오래 일한 저자가 쓴,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한국어 탐구서다.

이 책은 한글맞춤법이나 표준어규정에 관해선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을 ‘각하’ 아닌 ‘가카’로 풍자하는 세태나 ‘가카새끼짬뽕’, ‘눈 찢어진 아이’처럼 <나꼼수>가 토해 내듯 만들어 낸 단어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런 말들은 서로 헐뜯는 배설과 욕설의 정치적 발언과 도대체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왜 정치적으로 올바른 단어가 필요한지, 어떤 단어가 공정한지 역사, 용례, 공과(功過) 등을 포괄적으로 조망했다. 정치적 올바름의 온전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진정 공정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가 가능해진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에 나오는 “정치적 올바름”이란 우리 사회를 바르고 포용력 있게 살아가는 데 밑거름이 되는 언어 표현이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말만 잘하면 어려운 일이나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정한 사회, 더불어 사는 사회,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려면 어휘와 표현을 정확하게 가려 사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 해 다르고 어 해 다르다”는 속담도 있다. 같은 말이라도 ‘아 해’를 쓰느냐, ‘어 해’를 쓰느냐에 따라 상대방의 기분을 즐겁게 할 수도 있고 언짢게 할 수도 있다. 이 책을 잘 읽으면 자연스럽고 상황에 어울리는 말을 골라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 수 있다.

일찍이 대학의 학부에서 언어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국어학을 전공하여 우리말에 대한 통찰력을 누구보다도 고루 갖춘 박금자 박사가 내놓는 이 책은 우리 사회의 올바른 언어 사용을 안내하는 데 크게 기여하리라 믿는다. 박 박사는 오랫동안 언론계에 종사하여 대중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바탕을 쌓았으며 박사 논문을 통하여서는 중세 한글 문헌의 비밀을 캐어 냄으로써 중세 우리말 연구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였다. 아무쪼록 이 책이 널리 읽히어 “정치적 올바름”에 어긋나지 않는 말씨의 사용에 주의가 기울어지기를 바란다.- 고영근(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폴리티컬 코렉트니스political correctness' 박금자 저자는 서울대학교에서 언어학을 공부했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 전공으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편집국 문화부·출판국 여성부에서 기자로, 한국일보편집국에서 편집위원으로, 통신사뉴시스에서 편집위원실장으로 일했다. 그사이 서울대학교·한신대학교·수원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저서로 미디어 관련서인 <인터넷 미디어 읽기-인터넷 미디어와 신문의 미래>(2001), 국어 관련서인 <언어예절>(공저, 2003), <월인천강지곡의 텍스트 분석>(공저, 2003), <텍스트언어학의 이해>(공저, 2004)가 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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