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배달(倍達)과 배달(配達), 김봉진의 말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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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배달(倍達)과 배달(配達), 김봉진의 말장난
  • 이승익 기자
  • 승인 2019.12.26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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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와 유머는 '내로남불'과 '말장난'의 수단일뿐
'게르만민족'이 되면 어떤 카피라이팅 들고 나올지
이승익 유통중기부장
이승익 유통중기부장

[매일일보 이승익 기자] ▶ 단군신화를 보면 환웅의 국가철학에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세상으로 나아가 도리로 교화한다’는 ‘재세이화(在世理化)’의 인본주의와 현세주의적인 윤리의식과 국가 철학사상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단군신화는 하늘의 신인 환웅도 인간 세계로 내려와 살기를 원하고, 땅의 곰과 호랑이도 인간이 되기를 바랬다. 그리고 단군 신화에는 다른 나라의 신화와 달리 세계의 창조나 내세에 대한 내용이 없고, 오직 현재의 인간 세상만이 중시됐다. 그리고 하늘의 신인 환웅의 관심도 어떻게 하면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하고 도리로 교화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 같은 신화여도 서양의 그리스신화와는 사뭇 장르가 달라 보인다. 

단군신화에서 환웅은 ‘홍익인간’을 실천하기 위해 곡식·생명·질병·형벌·선악 등 인간 사회의 온갖 일을 주관하였다. 이처럼 ‘홍익인간’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경제와 사회, 복지와 정의 등 인간의 사회적이고 현실적인 삶의 끊임없는 개선과 향상을 지향하는 사회적이고 실천적인 개념이다. 다른 나라의 신화들과는 달리 신들 사이의 대립이나 신과 인간 사이의 갈등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심지어 곰과 호랑이도 같은 굴에서 살며 대립하질 않는다. 이처럼 ‘홍익 인간’의 이념에는 조화와 평화를 중시하는 세계관이 담겨 있다. 

이처럼 우리 역사를 ‘ 배달의역사’ 라 하고, 우리 민족을 ‘배달의겨레’라 부르는 것은 한민족사의 첫 번째 나라인 고조선의 또 다른 국가이름인 ‘배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배달(倍達)은 밝음을 뜻하는 ‘배’와 땅을 뜻하는 ‘달’ 을 합친 말로서 ‘광명의 동방땅’을 뜻했다. 

▶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는 사업 시작부터 회사 성장의 원동력에 화려한 레토릭을 적절히 활용했다. 우아한 형제들이라는 회사명과 배달의 민족이라는 브랜드, 그리고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등 익살스러운 카피라이팅을 보면 여러 의미가 내포된 김대표의 익살과 위트를 엿볼 수 있다. 김대표는 고조선의 다른 이름인 배달(倍達)과 물건을 나르는 배달(配達)의 중의적 표현을 최대한 활용했다. 

그로 인한 효과도 폭발적이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식당 자영업자들은 배달(倍達)의 환웅이 다시 환생한 듯 작금의 매출불황 타계책으로 배달(配達)의 민족에 속속 합류했다. 초창기 김대표는 이렇게 소자영업자들과 상생하며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홍익인간), 현실에서 대안을 찾아가며 민초들의 아픔(제세이화)을 같이 했다. 

지난 16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에 대해 수 많은 자영업자들이 수수료와 광고료 부담으로 더욱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특히 이번 M&A가 수수료 인상과 함께 자영업자를 불안하게 만들고 소비자에게까지 피해가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최근 김봉진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계 자본을 등에 업은 C사(쿠팡)의 경우 각종 온라인 시장을 포식하고 파괴하는 역할을 많이 해 왔다며 국내외 거대 자본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토종 앱들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빅딜에 독일 자금을 끌고 온것을 우회적으로 정당화 시켰다. 즉, 글로벌 연합자금으로 일본 자금에 대항해야된다는 유치하고 저급한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김대표의 최근 이러한 언행들과 의사결정을 보면 이제는 위트와 유머가 아닌 천재적인 ‘말장난’의 고수로 밖에 안느껴진다. 필요에 따라서 한민족을 팔고, 자영업자들에게는 환웅의 코스프레를 하며 타사에 대해서는 반일감정을 이용한 지적질만 난발한다. '내로남불' 이 따로 없다. 

더욱이 독일 자본인 딜리버리히어로(DH)는 업계 2,3위인 요기요와 배탈통을 갖고 있다. 사실상 시장의 독점이다. 배달앱 시장 90% 이상이 사실상 독일로 모두 넘어갔다. 민족성의 마케팅을 백분 활용하며 풀뿌리 자영업자들을 기반으로 DH에 팔려가는 현상을 두고 네티즌들은 ‘배달의민족’이 ‘게르만민족’이 됐다고 비아냥 거린다. 

말장난의 귀재인 김봉진 대표가 이번엔 어떠한 레토릭을 구사하며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살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가 게르만 민족이면 어떻습니까. 배달만 확실하면 우리는 한민족입니다”라는 식의 블랙코메디 발언은 안나오길 간절히 바라며 2019년을 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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