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야유·조롱으로 얼룩진 성탄절 필리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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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야유·조롱으로 얼룩진 성탄절 필리버스터
  • 김정인 기자
  • 승인 2019.12.2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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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출, 문희상 겨냥 "장비인 줄 알았는데 역적 동탁이 됐다"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안 반대 무제한 토론을 하는 동안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의원석이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안 반대 무제한 토론을 하는 동안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의원석이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23일 밤부터 크리스마스 자정까지 장장 50시간 동안 계속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고성과 야유, 조롱으로 얼룩졌다. 

크리스마스 당일 필리버스터의 문을 연 것은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그는 이정미 정의당 의원에 이어 25일 오전 2시 10분께 토론을 시작, 5시간 50분 동안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법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박 의원은 특히 문희상 국회의장이 법안 상정을 강행한 데 대해 '헌정사의 오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보통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님, 동료 의원 여러분'이라고 인사를 한다"며 "참으로 안타깝게도 문 의장에게는 '존경하는'이라는 말을 붙이기 민망하다"고 했다. 이어 문 의장을 향해 "외모도 그렇지만 유비, 관우와 함께 도원결의했던 장비처럼 신의 있고 합리적 성품을 가진 분으로 알았다. 어느날 그 장비가 동탁이 됐다"며 "신의의 장비가 아니라 역적 동탁,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의회주의를 짓밟은 의회 쿠데타의 주모자가 됐고 청와대 출장소의 소장이 됐다"고 했다. 

박 의원이 연설하는 도중 장내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송석준 한국당 의원이 본회의장 국무위원의 '대리출석'을 지적한 게 도화선이 됐다. 송 의원이 "이렇게 국회를 무시하면 되나"라며 "정회해달라"고 소리치자, 더불어민주당 의석 쪽에서는 "아니 왜 그래"라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이에 주승용 국회부의장은 "제가 좀 더 신경 쓸 테니까 그 정도 해두시라"고 했다. 일련의 '소란' 뒤 다시 박 의원의 토론은 재개됐고, 홍익표 민주당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홍 의원에 이어 필리버스터에 나선 정유섭 한국당 의원은 "이쯤에서 박 전 대통령의 형을 집행 정지해 달라"며 "(수감기간이) 1000일 정도, 여자 대통령에게 증오로 복수해야 하겠는가. 박 전 대통령에게 뭐 이렇게 복수할 게 많은가"라고 말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간 고성과 야유를 오가기도 했다. 정 의원의 필리버스터 도중 국회 본회의장 전광판 화면을 사용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한국당 의원들은 수차례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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