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사다난’…제약·바이오업계 2019년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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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다사다난’…제약·바이오업계 2019년 10대 뉴스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9.12.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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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해외 진출 등 올해도 성과 올려
연이은 임상 실패에 의약품 발암물질 검출
분식회계 논란과 불법 리베이트 이슈도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2019년 제약·바이오업계는 호재와 악재가 뒤섞인 다사다난한 해를 보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주역으로 바이오헬스산업이 정부와 업계의 주목을 받자 기대감이 증폭됐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미국 의약품 시장 진출이 활발했으며, 다양한 기술수출도 연이어졌다. 한편 지난해에 이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논란과 의약품 발암물질 검출 파문이 일어났다. 또 바이오기업들이 사활을 걸었던 신약 개발의 실패 소식이 연이었다. 이에 <매일일보>가 올 한해 제약‧바이오업계를 웃고 울게 만들었던 주요 이슈를 정리했다. <편집자주>

1. 기술수출·해외 진출 등 올해도 성과 올려

올해 제약·바이오업계는 적잖은 성과를 올렸다.

국내 톱 제약사 유한양행은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신약후보 물질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했다. GC녹십자는 지난 1월 효소 결핍으로 골격 이상·기능 저하 등이 발생하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기술을 중국 캔브리지사에 수출했으며 지난 4월에는 머리에 장치를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새로운 방식의 ‘헌터라제 ICV’ 기술을 일본 클리니젠사에 수출했다. JW중외제약은 중국 심시어동유안파마슈티컬과통풍치료제 ‘URC102’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3월 미국의 재즈파마슈티컬스와 공동 개발한 기면증 치료제 ‘수노시’에 더해 지난 11월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미국 식품의약처(FDA) 허가를 끌어냈다. 브릿지바이오는 설립 4년 만에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 중 최초로 1조 원대 기술수출 소식을 알렸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7월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을 상대로 1조5000억 원 규모의 폐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BBT-877)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셀트리온은 유럽에서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인 ‘램시마SC’의 판매 승인을 획득했으며 자체 글로벌 유통망 구축 목표 아래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중 최초로 해외 ‘직접 판매’시스템을 도입했다.

2. 정부, 제약·바이오산업에 팔 걷어

정부는 제약·바이오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가 바이오·헬스 선도국가를 목표로 하는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마련한 후 지난 9월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 추진위원회’가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3. 3년 만에 국회 통과한 ‘첨단바이오법’

바이오업계의 숙원이었던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안전·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첨단바이오법)’이 지난 8월 3년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첨단바이오법은 재생의료에 관한 임상 연구를 활성화하고 신약 출시 속도를 단축하는 것이 골자다. 또 현재 치료 약이 부족하거나 없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대상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경우 우선 심사권을 부여하고 임상2상 이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건부 허가제도를 시행한다.

업계는 첨단바이오법을 통해 그간 규제로 가로막혔던 유전자치료제 줄기세포치료제 등과 같은 첨단바이오기술의 연구와 산업화를 글로벌 수준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반색하고 있다.

4. 오픈 이노베이션 바람으로 경쟁력 강화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대학, 바이오벤처 등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물질을 도입할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기간, 적은 비용으로 기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독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흐름 속에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투자도 올해 들어 확장하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바이오 벤처 레졸루트, 3월 미국 바이오 벤처 트리거테라퓨틱스, 6월 국내 바이오 벤처 SCM생명과학에 투자한 이후로 지난 9월에는 미국 바이오 벤처에이디셋바이오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일동제약도 올해 9월 신약개발 벤처기업인에스투시바이오와 신개념 항혈전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협약을 맺었다. 일동제약은 자사의 신약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해 항혈전 혁신 신약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올해 2월과 7월엔 대원제약과 안국약품이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대원제약은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티움바이오와 차세대 자궁내막증 및 자궁근종 치료 신약후보 물질 ‘TU2670’의 기술을 이전받았다. 대원제약은 현재 국내 1상 임상이 완료된 ‘TU2670’ 개발에 착수, 오는 2025년에 발매한다는 계획이다. 안국약품은 ‘리피바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레피젠으로부터 차세대 노인성 황반변성 신약후보 물질을 도입했다.

5. ‘인보사’ 허가 취소 파장…검찰, 이우석 대표 등 구속

임상 악재 시작은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코오롱생명과학이 끊었다.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았던 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의 주성분 중 하나가 사실은 연골세포가 아니라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 세포로 드러나면서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허가취소 결정이 내려졌고 현재는 검찰이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인보사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성분을 속인 혐의를 받는 코오롱생명과학 임상개발팀장 조모 씨를 재판에 넘긴 데 이어 24일 이우석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향후 인보사 관련 수사는 지시자와 책임자 규명을 가리기 위한 ‘윗선’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6. 신라젠, 임상 3상 실패 소식에 주가 요동

신라젠은 2016년 상장 이후 무서운 상승곡선을 그리며 승승장구해왔다. 1만 3000원으로 시작했던 주가는 2017년 15만 원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대표 파이프라인인 펙사벡의 임상 3상 결과가 가까워질수록 주가는 내리막을 탔다. 올해 초 7만 원대, 임상3상 결과 발표 직전이던 지난 7월 말 4만 원대까지 내렸다. 지난 8월에는 임상3상이 미국 DMC(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로부터 ‘임상중단 권고’를 받으면서 주가는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맞는 등 폭락했다. 주요 임원들이 사전에 주식을 대량 매각한 일까지 겹치며 신라젠은 시장에서 뭇매를 맞았다.

7. 안국약품, 불법 리베이트에 불법 임상까지

안국약품이 미승인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의사를 대상으로 불법 리베이트를 한 혐의로 혹독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어진 안국약품 대표와 임원 2명은 지난 7월 검찰로부터 당국의 승인 없이 직원들을 상대로 불법 임상시험을 한 혐의에 대해 조사받기 시작, 11월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 없이 안국약품 중앙연구소 직원 16명에게 개발 중인 혈압강하제 약품을 투약하고, 이듬해 6월에는 중앙연구소 직원 12명에게 개발 중인 항혈전 응고제 약품을 투약해 임상 시험한 혐의를 받는다.

안국약품은 앞서 의사에게 자사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불법 리베이트를 건넨 행위가 발각됐다. 이전에도 안국약품이 리베이트 혐의로 수사를 받은 데 이어 5년 만에 다시 적발돼 사회적 공분이 더욱더 뜨거웠다.

8. 위장약에 이어 당뇨약까지 발암물질 ‘NDMA’로 공포

올해 위장약 라니티딘·니자티딘에 이어 대체 약이 없는 당뇨약 메트포르민에서도 발암 추정 물질인 NDMA가 잇따라 검출돼 소비자들과 제약업계 모두 공포에 휩싸였다. 현재 업계와 식약처 등 보건당국이 검출 가능성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위장약 라니티딘·니자티딘 두 성분 모두 위산과다, 속 쓰림, 위·십이지장궤양, 역류성 식도염 등을 치료하기 위한 약에 사용되고 있다. 현재 라니티딘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 수는 총 144만 명이며, 니자티딘 의약품은 2만 2000명의 환자가 복용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장약 ‘잔탁’으로 잘 알려진 라니티딘 성분 위장약(269품목)에 이어 발암물질이 초과 검출된 니자티딘 성분이 함유된 위궤양·역류성 식도염 치료제(13품목)에 대해서도 판매 중지를 결정했다.

위장약에 대한 발암 공포가 끝나기도 전에 이번에는 당뇨병 치료제 성분 '메트포르민'에서도 NDMA가 검출됐다. 메트포르민은 처음 당뇨병 약을 먹는 경증 환자부터 중증 환자까지 전 단계에서 처방받는 기본 약제인 만큼 불안이 증폭된다. 당뇨병 환자의 약 80%(240만 명)가 복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위장약처럼 대체제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은 앞서 12월 4일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이 메트포르민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 3개 품목에서 발암 추정물질인 NDMA가 검출되며 불거졌다.

8. 동물구충제 ‘펜벤다졸’ 항암 효과? 로 품절 사태

개 구충제 ‘펜벤다졸’은 올해 제약·바이오 산업을 뜨겁게 달궜다. 미국에서 한 말기 암 환자가 펜벤다졸 성분이 포함된 구충제 복용 후 완치됐다는 유튜브 영상이 인기를 얻으면서, 일부 말기 암 환자들 사이에 ‘기적의 치료제’로 취급되며 펜벤다졸 품절 사태가 일어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펜벤다졸 복용이 향후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지 알 수 없다며 복용 자제를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암학회 등도 복용을 자제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정부의 이 같은 지적에도 개 구충제를 복용하려는 암 환자들은 늘고 있다. 8월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는 개그맨 김철민 씨가 펜벤다졸 복용 7주 만에 혈액검사 정상 반응이 나왔다면서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고 개인 페이스북에 밝혔다.

9. 복제약 규제·약가제도 개편

올해 초 제네릭 의약품(복제약) 난립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공동생동성 시험 제도의 단계적 폐지가 결정됐고 제네릭의약품 약가 인하를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먼저 난립하는 복제약을 규제한다.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은 복제약 출시에 가장 기본적인 과정이다. 개별 회사들은 이 생동 시험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이고자 시험을 공동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동일 복제약이 다수 탄생했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공동생동 품목 허가 수를 1(원 제조사)+3(위탁제조사) 이내로 제한하고 3년 경과 후 공동생동 제도 폐지를 결정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1+3 규제가 시행되고 오는 2023년 하반기부터는 공동생동이 불가능해진다.

난복제약 약가제도 개편된다. 의약품 성분별 일정 개수 내(20개)에서는 건강보험 등재 순서와 상관없이 자체 생물학적 동등시험을 실시(자체 생동), 등록된 원료의약품 사용(자체 DMF, 원료의약품등록) 여부에 따라 복제약 약가를 산정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등록된 원료의약품 사용과 자체 생동 등 2개 조건을 충족하면 현재와 같이 오리지널 약가의 53.55%를 받을 수 있고, 1개 만족 시 45.52%, 0개 만족 시 38.69%로 단계마다 15%씩 약가가 삭감되는 구조다. 특히 의약품 성분별 20위 내에 포함되지 못하면 약가를 거의 받을 수 없는 구조가 되면서 제약사들의 복제약 정책은 더욱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10.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며 고비를 맞았다. 검찰에 따르면 분식회계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를 인멸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삼성전자, 삼성바이오,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들이 1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들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들이 항소심 판단을 받게 됐다. 검찰에 의해 증거인멸 등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서 모 상무와 백모 상무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이 모 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삼성바이오 안모 대리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증거위조 등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양모 상무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피고인 가운데 부사장 3명은 지난해 5월 1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분식회계 관련 조치 사전통지서를 받은 뒤 5월 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른바 ‘어린이날 회의’에 참석, 주도적으로 검찰 수사 대응책을 논의하며 증거인멸을 도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삼성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이 부사장 등이 하급자들에게 조직적 증거인멸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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