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송병기 수첩에 '송철호 당선 위해 국립병원 좌초' 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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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송병기 수첩에 '송철호 당선 위해 국립병원 좌초' 써있었다"
  • 김정인 기자
  • 승인 2019.12.2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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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검찰이 청와대 하명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 수첩이 선거개입 의혹의 '스모킹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송 부시장의 업무일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산재모 국립병원 프로젝트를 좌초시키고 김기현을 낙선시켜야 한다고 써놓은 걸 봤다"고 재차 주장했다.

김 전 시장은 지난 21일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울산점 정문 앞에서 열린 '文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울산 규탄대회'에 참석해 "저는 지난 일요일과 월요일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갔다가 조사를 받으면서 깜짝 놀랐다. 그 자리에서 저는 송병기가 쓴 업무일지를 봤다"고 밝혔다. 그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2017년 10월10일 업무일지에 송철호가 출마할 때는 산재모병원을 좌초시키는 것이 좋다고 돼있었다"며 "자기들끼리 중앙에서 의논하며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산재모 국립병원 프로젝트를 좌초시키고 김기현을 낙선시켜야 한다고 써놓은 걸 봤다"고 말했다. 이어 "2017년 10월12일, 이틀 후에는 청와대에 가서 임종석 비서실장과 송철호 변호사 그분이 만난 것으로 기록돼있다"며 "여기엔 산재모병원 추진을 보류한다고 써놨다"고 했다.

김 전 시장이 추진해오던 산재모 병원 설립은 지방선거 직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김 전 시장은 이와 관련,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예타 진행과 최종 탈락은 매우 작위적이었다"며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을 보면 산재모병원을 좌초시키는 게 좋다는 내부 전략을 세운 것으로 돼 있고, 그 전략에 따라 청와대와 행정 부처가 움직여 죄질이 나쁘다"고 하기도 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수사 때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이들의 업무수첩에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내용, 박 전 대통령과 외부인사의 면담 내용 등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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