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잘 팔리니 가격도 비싸… 한국은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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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잘 팔리니 가격도 비싸… 한국은 ‘봉’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12.2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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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판매가 국제 시세보다 14% 높아
글로벌 정책 핑계 가격 인상도 잇따라
돈 되는 곳만 집중하는 백화점도 문제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국내 유통업계는 불황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명품시장은 여전히 봄바람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 소비자들을 ‘호갱’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국제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물건을 팔고 있을뿐더러 글로벌 정책과 환율을 핑계로 수시로 가격 인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전문 매체 쿼츠가 프랑스 금융그룹 엑산BNP파리바의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4846개 명품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중국에서 판매되는 명품 가격이 국제 시세 평균보다 21% 높아 가장 비쌌다. 그다음이 한국으로 14% 높았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자국 내 판매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평균 22% 낮은 78%였다.

잦은 가격 인상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총 5번이나 제품 가격을 올렸던 샤넬은 올해 들어 화장품, 향수, 핸드백에 이어 주얼리와 시계 가격을 인상했다. 또, 지난 10월 31일부로 핸드백 군의 가격을 인상했다. 인상률은 최저 3%, 최대 13%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도 11월부터 인기 핸드백군을 중심으로 4~7% 가격을 올렸다. 가방도 등 액세서리류도 대상에 포함됐다. 루이뷔통은 4월 가방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3%, 지난해의 경우 3차례나 인상했다.

명품 시계 브랜드들도 가격 인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결혼 예물로 유명한 스위스 주얼리 워치 브랜드 예거 르쿨트르는 11월부터 품목 대부분에 1~5% 가격 인상했다. 이 브랜드는 7월에도 2~3% 올린 바 있다. 까르띠에도 7월 대부분의 제품 가격을 3~5% 인상했다.

명품브랜드들은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 환율 변동 및 글로벌 가격 정책 때문이라는 답만 반복하고 있다. 특히 명품 브랜드마다 가격 인상과 관련 지불 정책도 다르다. 웨이팅을 걸고 가격 인상이 이뤄진 후에 제품을 받으면 차액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는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백화점 등 업계가 돈 되는 명품에만 집중한다는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명품이 많이 팔리면 매출이 쉽게 올라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백화점의 경우 1층부터 명품관으로 구성한 곳도 있다. 이로 인해 백화점 본연의 모습을 잃고 있다는 주장이다.

평소 자주 백화점을 방문한다는 여성 고객 임모 씨는 “백화점 1층부터 명품매장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면서 “한편으로는 다양한 물건을 구입하고 쇼핑할 수 있는 백화점 본연의 모습은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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