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의 거침없던 행보...시진핑 '사드 철수' 압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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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의 거침없던 행보...시진핑 '사드 철수' 압박 가능성
  • 김정인 기자
  • 승인 2019.12.2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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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王毅·가운데)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5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기 전 노영민(왼쪽) 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왕이(王毅·가운데)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5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기 전 노영민(왼쪽) 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3일 쓰촨성 청두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만나 양국 간 경제·통상·환경·문화 등 실질 분야 등 구체적인 협력을 제고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중 관계가 한 발 더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중국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철수를 강도 높게 요구할지 여부다. 문 대통령은 리 총리와의 만남에 앞서 같은 날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 사드 철수 문제가 언급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미 중국은 이달 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통해 사드 문제 해결을 요구한 바 있다. 

왕 위원은 방한 행보 시작부터 한국에 대한 압박에 나선 바 있다. 그는 서울에 도착한 당일인 지난 4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중국은 한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일대일로(중국 주도의 신실크로드 구상)를 한국의 발전 전략과 접목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제3자 협력을 적극적으로 연구할 것"이라며 "양측은 서로를 진심으로 대하고 상호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한 관계의 튼튼한 발전에 영향을 주는 민감한 문제를 잘 처리해 양자 관계 발전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민감한 문제'는 사드 철수 문제를 가리킨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추궈홍 주한중국대사도 지난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개최한 간담회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 "한중간 갈등이나 이견도 있었으나 적절히 해결해나갈 것이고 이에 관해서는 특별히 더 말하지 않겠다"며 "여러 가지 풍파를 겪었던 한중관계가 더 튼실하게, 우호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양국 관계는 잠재력이 크고, 잠재력을 상호 발굴해야 한다"며 "전략적 소통 강화의 발전단계가 서로 다른 만큼 이해가 필요하며, 고위층 리더십으로 소통을 강화하고 장기적이고 전략적 관점에서 서로 지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중국 고위관료들이 연달아 우리 정부에 대한 사드 압박을 노골화했다는 점에서 한중정상회담에서도 사드 문제는 핵심의제가 될 전망이다. 사드 문제는 문 대통령의 취임 초인 지난 2017년 10월 방중 당시 양국 간 사드 갈등을 봉인하기로 합의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한중 관계는 사드 문제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중국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사드 보복을 진행 중이다. 사드 문제는 시 주석의 내년 방한 여부와도 연동돼 있다. 시 주석의 내년 상반기 방한 가능성이 중국 당국자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지만, 중국 측은 사드 문제의 해결을 그 전제로 까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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