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항공업계, 위기를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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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항공업계, 위기를 기회로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12.1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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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박주선 기자.
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올 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국내 항공업계가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비용 절감을 위해 6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고, 나머지 항공사들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고심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올해 2분기를 시작으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국내 항공사 8곳은 2분기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각각 1015억원, 124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두 회사는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저비용항공사(LCC) 맏형 제주항공은 2분기 27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이 적자를 낸 것은 2014년 2분기 이후 20분기 만이다. 진에어는 266억원, 티웨이항공은 258억원, 에어부산은 21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 등도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들은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항공사들은 3분기 또 다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3분기 적자를 피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70% 급감한 1179억원에 그쳤다.

문제는 항공업계의 4분기 실적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통상 4분기가 비수기에 해당하는데다 항공사들의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한일 갈등 장기화, 홍콩 시위로 인한 정세 불안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대한항공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 기준 4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1조80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 늘지만,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68억원으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LCC인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각각 323억원, 239억원, 209억원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은 4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보다 780.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한항공은 무급휴직에 이어 희망퇴직을 받는 등 6년 만에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4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받은데 이어 5월에는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지난 9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이스타항공 역시 지난달부터 신청자에 한해 1~3개월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현재 항공업황 부진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항공사들에겐 위기관리 능력과 경영능력이 요구되는 동시에 정부에는 항공산업 침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올해 최악의 한해를 보낸 항공사들이 내년엔 비상의 날개를 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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