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처분·전입 기한 2년→1년…RTI 비율 1.5배 이상으로 확대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앞으로 시가 15억원을 넘는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원천 금지된다. 시가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 대해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더 촘촘해지고, 실수요자에게 예외적으로 부여한 처분·전입 유예 기한이 2년에서 1년으로 줄어드는 등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16일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는 금융 부문에서 소화할 수 있는 사실상 가장 높은 수준의 대출규제를 포함하고 있다.
우선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내 시가 15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오는 17일부터 원천 금지된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에 적용되며 주택임대업·매매업 개인사업자나, 법인, 개인 등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즉 15억 초과 아파트는 현금으로만 구입할 수 있다.
규제지역 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오는 23일을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추가로 강화한다. 기존에는 대출액 모든 구간에 LTV 40%를 균등하게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9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선 LTV를 20%만 적용한다.
이럴 경우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일례로 시가 14억원 주택에 대해 대출을 받을 경우 기존에는 5억6000만원까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4억6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시가 9억원을 넘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DSR 규제도 더 강하게 받는다. 기존 DSR 규제에서 은행은 자 은행 내 DSR 평균을 40% 이내로 관리하면 됐다. 특정 고객에게 DSR 20%를 적용했다면 다른 고객에게는 60%로 적용해도 되는 방식이다. DSR은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상환액을 연간소득으로 나눈 개념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해선 대출자별로 40%(비은행권은 60%)를 넘을 수 없다. LTV나 총부채상환비율(DTI)처럼 즉각적인 대출한도 제한 효과를 내게 된다는 의미다.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적용해주던 처분·전입 유예 인정 기한도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기존 규제에서 무주택세대는 고가주택(공시가격 9억원 초과)을 구입하는 경우에 2년 내 전입하는 것을 조건으로 주택대출을 허용해줬다. 하지만 앞으로는 1년 이내에 전입해야 한다. 이 규제상에서 고가주택의 기준선도 공시가격 9억원(시가 13억~14억원)을 시가 9억원으로 바꿨다.
규제지역 내 1주택세대가 2년 내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내줬던 예외조항도 1년 내 처분으로 바뀐다.
주택임대업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해 이자상환비율(RTI)는 기존 1.25배 이상을, 1.5배 이상으로 올리기로 했다. RTI는 연간 임대소득을 해당 임대업 대출의 연간이자비용과 해당 임대물건에 대한 기존 대출의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개념이다.
갭투자 방지 차원에서 전세대출 규제도 강화한다. 시가 9억원 초과 주택 구입·보유자에 대한 공적 전세보증(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제한조치는 서울보증보험 등 민간 전세보증시장까지 확대한다.
전세자금대출 후 신규주택 매입도 엄격하게 제한한다. 기존에는 2주택 이상을 보유한 경우라도 전세보증 만기까지는 기다려줬지만, 앞으로는 적발 시 즉시 전세대출을 회수할 수 있도록 ‘기한이익 상실’ 조항을 넣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추이와 대출규제 우회·회피 사례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 시 규제 보완·강화 장치를 마련할 것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