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구자경 LG 명예회장, 대한민국 화학·전자 산업 중흥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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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구자경 LG 명예회장, 대한민국 화학·전자 산업 중흥 이끌어
  • 이상래 기자
  • 승인 2019.12.1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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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경 LG 명예회장. 사진=LG그룹 제공
구자경 LG 명예회장. 사진=LG그룹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LG 창업 초기부터 45년간 기업 경영에 전념하며 비약적 성장 이끌고 명예롭게 은퇴한 ‘참 경영인’이다.

구 명예회장은 부친인 구인회 창업주 도와 회장 취임 전까지 20년간 생산현장 지킨 데 이어 1970년 LG그룹 2대 회장으로 취임 이래 재임 25년간 '도전과 혁신'을 주도하며 매출액 260억원에서 30조원대로 약 1150배 성장을 이뤄냈다.

구 명예회장은 ‘강토소국(疆土小國) 기술대국(技術大國)’ 신념 아래 연구개발에 열정 쏟아 화학·전자 산업강국으로 도약의 기틀 마련했다. 구 명예회장은 “국민생활 윤택하게 할 제품을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 보자”며 최초의 기업 중앙연구소 설립 등 재임기간 70여 개 연구소 설립해 기술 수준 도약시켰다.

19인치 컬러TV, 공냉식 에어컨, 전자식 VCR, 슬림형 냉장고 등 국내 최초제품 잇달아 선보이고 생산시설 확장하며 우리나라 화학·전자 산업 성장을 주도했다.

구 명예회장은 시대를 한 발 앞서 21세기 선진 기업경영의 길을 개척하고, 국내 고객중심 경영의 효시가 된 '혁신 전도사'이기도 했다. 1970년 민간기업 최초로 락희화학 기업공개하며 투명경영 활성화 앞장, 합당한 원칙과 투명한 경영 통한 상호 신뢰로 모범적인 합작경영도 이끌었다.

구 명예회장은 전문경영인 중심의 ‘자율과 책임경영’ 체제 도입, 고객중심 경영이념 발표 등 혁신을 통해 경영 선진화를 주도한 "혁신 전도사"였다. 1987년 사회적 격동기에 전경련 회장 맡아 사회와 소통하며 재계위상 재정립했다. 인재 육성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 LG 인재 육성의 요람 '인화원'을 개원했다.

구 명예회장은 재계 첫 무고(無故) 승계 단행, 활발한 공익활동, 은퇴 후 자연을 벗 삼은 간소한 '자연인'의 삶 등 경영인 인생의 모범을 보여준 재계의 큰 어른으로 평가받는다.

재계 첫 무고(無故) 승계를 단행해 창업세대 원로 경영진과 동반 퇴진하며 세대교체 이뤄 재계에 귀감이 됐다. 또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57년간 이어온 구·허 양가(家)의 동업관계 정리도

'아름다운 이별'로 한 치의 잡음 없이 마무리했다. 은퇴 후 교수 해외연구, 농업기술 인재 육성, 소외계층 지원 등 공익사업에 전념했다.

구 명예회장은 경영자로서의 열정과 비례해 누구보다 소탈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년시절엔 유가의 엄격함과 실사구시 중시 가풍 속 리더십을 키워 회사 합류 전까지 교사로 근무하며 '호랑이 선생님'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3대 회장인 故 구본무 회장에게 엄격한 경영 수업과 함께 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과 생활 자세를 가르쳤고, 문중에서 편하게 부를 수 있게 아호 상남(上南)을 스스로 지었다. 초등학교 모교 후배 서울 방문 때 멀미약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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