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제2의 하우스푸어’ 전락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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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제2의 하우스푸어’ 전락 위기 고조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12.12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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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2014년 이후 6년 연속 오름세
장기간 상승 피로감 누적 ‘집값 고점’ 주장도
뒤늦은 추격매수 20·30, 3억이상 빚지고 매매
다른 나잇대보다 소득 낮아 대외 변수에 큰 타격
사진은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20·30대가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면서 ‘제2의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진은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최근 20·30대가 ‘제2의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2014년 이후 계속된 집값 오름세로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20·30대가 뒤늦게 추격 매수에 나선 탓이다. 

과도하게 빚을 지면서 집을 산 이들이 대부분인 터라 금리가 조금이라도 출렁이거나 집값이 내림세로 돌아서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2008년 미국발 국제금융위기 이후 불거졌던 하우스푸어 문제가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12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보다 1.8%가량 상승했다. 전년 말 대비 서울의 아파트값은 지난 2014년 1.1%, 2015년 5.6%, 2016년 4.2%, 2017년 5.3%, 지난해 13.6% 등 5년 연속으로 상승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6년 이후 서울에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동안 집값이 연속으로 상승한 적은 있었으나 6년 연속으로 상승한 적은 없었다. 특히 현 정부 2년 반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평균 41%(부동산114 집계)나 급등했다.

집값 상승 불안감에 집을 사는 연령대도 낮아졌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 기준 서울에 사는 30대가 전 연령대 중에서 아파트를 제일 많이 산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구매 비중은 지난 8월 30.4%로 40대(29.1%)를 추월, 3개월 연속해서 매입 비중이 30%를 넘겼다.

같은 기간 2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도 3.1%를 기록하며 지난 5월(3.3%)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40·50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입이나 자산이 적은 20·30대는 집을 사기 위해 많은 빚을 내야 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주택취득자금 집계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 서울에서 주택을 구매한 30대는 55%를 빚으로 마련했으며 20대는 전체 매매가격 중 64%를 빚으로 충당했다.

30대는 평균 3억원을 빚내 5억5009만원짜리 집을, 20대는 3억1000만원을 빚내 4억8000만원짜리 집을 샀다. 과도한 부채를 감수하며 집을 장만하다 보니 외부 변수에 취약한 구조다. 더 큰 문제는 현재와 같이 저금리 기조와 집값 상승이 무한정 이어질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침체 우려가 인상의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거시 환경 변화에 따라 금리를 인상할 여지는 분명히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가치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20·30대가 무리하게 매수하지 않도록 정부가 집값 안정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 소장은 “다양한 임대주택 공급 방안 등 집을 사지 않아도 불안해하지 않고 행복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종합적인 처방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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