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학교·상가 금가고 땅 꺼지고… 신림선 1공구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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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학교·상가 금가고 땅 꺼지고… 신림선 1공구에 무슨 일이?
  • 이재빈 기자
  • 승인 2019.12.11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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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건설이 시공 맡은 샛강역~보라매역 구간
상가와 중학교 인근에서 땅 꺼짐 현상 발생
중학교 급식실 출입구에 2m 넘는 균열도

 

신림선 공사현장 인근에 위치한 강남중학교 급식실 보조출입구 균열. 사진=이재빈 기자
신림선 내 104번 정거장 공사현장 인근 강남중학교 급식실 보조출입구에 2m가 넘는 균열이 발생했다. 사진=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서울 경전철 신림선 공사현장 인근 상가와 중학교에서 균열과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시공사인 D건설은 현재 역학조사를 시행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제가 언제 해결될지는 미지수. 상인과 아이들은 점점 더 위험해지는 환경 속에 방치된 셈이다.

11일 신림선 내 104번 정거장(보라매공원) 공사현장 인근 주민의 말을 종합하면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 10월 말~11월 초쯤부터 공사장 주변 건물 곳곳에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존재조차 몰랐던 이 균열은 현재 약 10cm까지 벌어진 상태다. 건물 구조물이 휘어진 정황도 포착됐다. 

이날 확인한 한 상가 출입문은 문이 부드럽게 닫히지 않고 바닥에 끌리면서 기괴한 소리를 낸 후에야 겨우 닫혔다. 또 상가 유리 벽면 모서리 부분에서는 바람이 새고 있었다. 구조물이 틀어지면서 실리콘 마감이 틀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건물에서 영업 중인 한 상인은 “원래는 문도 부드럽게 닫혔고 바람도 새지 않았다”며 “건물 구조물이 휘어서 이렇게 된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신림선 공사현장 인근에 위치한 강남중학교 담장 옆 땅꺼짐 현상. 사진=이재빈 기자

상가 옆 강남중학교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교내에서만 4곳의 균열이 확인됐다. 특히 급식실 보조 출입구에 있는 균열은 천장부터 바닥까지 2m 넘게 이어져 있었다. 중학교 관계자는 “이곳뿐만이 아니라 체육관 지하에도 균열이 여러 곳에 그어졌다”며 “10월 말부터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해 자체적으로 보수한 곳도 있다”고 전했다. 땅 꺼짐 현상도 어김없이 관측됐다. 학교 담장 주변 땅은 갈라진 채로 1~2cm씩 꺼져있었다.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D건설과 보험 관계자 등은 지난달 말 현장을 둘러보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017년 7월 사전에 주변 조사를 진행하면서 촬영한 사진과 현재 상황을 대조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사와 균열 사이의 역학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D건설 관계자는 “조사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피해 당사자들의 요구를 가능한 한 수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원철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지하철 공사 등 굴을 파는 공사를 하다 보면 균열이나 땅 꺼짐 현상은 자주 발생하는 문제”라면서도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사전조사가 미흡했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주변 지반상태나 건물 지하설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어 “균열의 폭이나 깊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약 건물 기둥이나 보 내부에 균열이 발생했다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며 “구조기술사 등 전문가를 파견해 안전점검을 다시 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다면 지반침하나 균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림선은 여의도 샛강역부터 1호선 대방역, 7호선 보라매역 등을 거쳐 서울대역까지 연결되는 신규 노선이다. 2022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중 문제의 구간은 D건설이 시공을 맡은 1공구. 샛강역과 보라매역 사이의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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