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동부제철, ‘철(鐵) 없는 리더십’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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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동부제철, ‘철(鐵) 없는 리더십’에 흔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12.10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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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업 책임자에게 시말서, 눈앞의 성과에 연연…철강산업 이해도 부족
4분기 연중 최대 비수기, 호황기에도 수익 내기 어려워…가격인상은 더 난관
자본금 부족, 설비투자 후 적자 내면 순식간에 바닥…영업 압박으로 이어져
동부제철, 전통적으로 박리다매형 영업…고품질‧고수익 전환에는 시간 걸려
곽재선 KG동부제철 회장. 사진=동부제철 제공
곽재선 KG동부제철 회장. 사진=동부제철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KG동부제철이 출범 초기부터 리더십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KG그룹에 편입되면서 야심찬 새출발에 나섰지만, 4분기 시황 악화로 난관에 부딪혔다.

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은 최근 영업부서 각 책임자가 시말서를 쓰고 직원들에게 이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동부제철이 KG그룹에 인수되면서 안정적인 환경에 놓임에 따라 나태해진 직원들이 있을까봐 직원 독려 차원에서 보여주기 행정으로 이뤄졌다는 게 동부제철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시말서 제출을 비롯한 영업 압박 배경에는 철강 산업에 대해 이해도가 떨어지는 리더십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원래 컬러강판 등의 사업부문은 해당 경험이 없는 임원이 보직에 오는 경우 사업 이해에만 수개월이 걸릴 만큼 특수성이 있다.

KG동부제철은 지난 10월 제품가격을 톤당 10만원 인상할 것을 계획했다가 실패했다. 11월에는 5만원 인상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실행하지 못했다. 결국 보고와 달리 목표한 대로 실행하지 못하자 곽재선 회장이 영업 책임자들에게 시말서를 쓰도록 했다.

문제는 곽재선 회장에게 철강업과 시황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용기 있는 직원이 없다는 점이다. 동부제철이 KG그룹에 인수된 상황에서 야심찬 출발을 선언한 곽 회장에게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고, 실현 가능성 있는 목표 제시를 하지 못한 것이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다.

현재 냉연 업계는 KG동부제철은 물론 동국제강, 포스코강판 등 모든 회사들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분기는 전통적적인 최대 비수기로 원래 흑자를 보기 어려운 구조다. 연간 베이스로 흑자를 볼 때도 4분기는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게 일반적 상황이다.

철강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적자 판매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일부 제품은 고정비용 확보 차원에서 한계원가 직전까지 가격을 낮춰 파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가전 분야 같이 수요가에게 애초에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하는 부문도 있다. 수요가 유지 차원에서 가격을 낮춰 팔아야 하는 상황도 빈번하다.

동부는 전통적으로 건자재 부문에서 오래된 수요가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판매방식은 다소 박리다매에 가깝다. 설비 투자시기를 놓쳐 고품질 제품군이 많지 않은 것도 약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타 업체와의 경쟁, 중국산 수입재의 견제 등 수요가에게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4분기 들어 중국산 열연의 가격이 인상되면서 포스코도 공급가격을 올려 원가가 올라갔지만, 제품가격이 오르지 않아 수익성이 더 악화됐다.

KG그룹은 동부제철을 인수하면서 2000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이 투자금 중 일부는 컬러강판 등 설비 도입을 위해 사용될 계획이다. 설비 투자금을 제외하면 추가된 자본금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연간 적자가 계속 이어지면 자본금은 순식간에 바닥이 난다.

KG그룹 입장에서는 동부제철 인수 시 채권단이 차등 무상감자를 진행하면서 갚아야 할 채무가 상당부분 줄어들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전기로 설비와 인천공장 부지 매각 시 상당한 자본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인천공장 부지 매각은 사실상 인천시 장기계획 보류로 무기한 연기됐다. 전기로 설비 매각은 채무 상환에 호재지만, 영업이익이 받쳐주지 못하면 곽 회장이 인수 시 생각했던 계획은 물거품이 된다.

인천공장의 임금 및 단체협상도 말썽이다. 당진공장은 3% 인상에 합의했지만 인천공장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추가적인 혜택을 요구하고 있다. 임단협이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당진 노조와 차별적인 혜택을 주는 것을 꺼리는 사측에서 제시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여러 악재 속에서 4분기 실적 악화에 따른 경영층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결국은 시장 판매가격이 문제다. 가격을 올려 팔면 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수요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경쟁사도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데 동부제철만 나 홀로 인상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수출 역시 어렵긴 마찬가지다. 미국과 유럽은 수출규제로 양을 늘리기가 어렵고, 동남아시아 지역은 중국과 가격경쟁을 해야 한다. 국내 업체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한 냉연업계 관계자는 “영업사원을 바꾼다고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날 순 없다”라며, “고수익 위주의 제품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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