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號 현대상선, 내년 해운 부활의 닻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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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훈號 현대상선, 내년 해운 부활의 닻 올린다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12.10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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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 협력 본격화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 및 환경규제 선제적 대응으로 재도약 기틀 마련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상선 제공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상선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현대상선이 오는 2020년 부활의 닻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 4월부터 세계 3대 해운동맹이 본격화되는데다,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인도되기 때문이다. 회사는 해당 선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여기에 선제적인 스크러버 장착으로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IMO 2020)에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내년 4월 새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합류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디 얼라이언스 가입은 올해 현대상선이 거둔 최고의 성과로 꼽힌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 7월 1일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사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디 얼라이언스는 독일의 하파크로이트, 일본의 원(ONE), 대만의 양밍이 2017년 4월 결성한 해운동맹이다. 현대상선은 2020년 4월부터 2030년 3월까지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 자격으로 협력 운항에 나선다.

해운업은 사업 특성상 해운동맹 없이는 독자생존이 어렵다. 한 해운사가 전 세계 모든 항만에 직접 배를 보낼 수 없어 비슷한 규모의 선사끼리 동맹을 맺고 선박과 노선을 공유하고 운영하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7년 4월부터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 얼라이언스’와 ‘2M+H(현대상선)’라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했지만, 정식 회원이 아닌 준회원 자격이라 협력에 제한을 받았다. 그러나 내년 4월부터 새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협력이 본격화되면 한국 국적 해운사의 위상은 물론, 국내 산업계 수출물량의 안정적 운송 및 회사 영업이익도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 얼라이언스 가입은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배 사장은 CEO로서 선복 교환 조건, 항로 기획 등 종합적 요소들을 고려해 동맹 가입 작업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사진=현대상선 제공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사진=현대상선 제공

지난 3월 말 유창근 전 사장의 바통을 넘겨받고 현대상선에 승선한 배 사장은 회사의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 글로벌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박스클럽 정기회의에 참석했다. 박스클럽은 1992년 발족한 전 세계 정기 컨테이너 선사 협의체다.

배 사장은 정기회의에 글로벌 선사 CEO들과 함께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규제 등 해운업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 그는 세계선사협의회(WSC) 회의에도 참석해 주요 이사회 안건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배 사장 취임 9개월에 접어든 현대상선은 2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선박이 본격 투입되고,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시작되는 내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내년 4월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투입한다. 총선복량만 27만6000TEU다. 이 선박들은 아시아~북유럽 항로에 투입돼 현대상선은 물론 디 얼라이언스의 서비스 네트워크 향상에 기여할 예정이다. 이듬해인 2021년 4월에는 1만5000TEU급 선박 8척을 투입할 계획이다.

IMO 환경규제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스크러버 장착도 설치 중이다. IMO는 2020년 1월 1일부터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한다. 이에 따라 해운사들은 선박에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저유황유로 연료를 바꿔야 한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새로 인도한 1만1000TEU급 선박 2척, 올해 신조 원유운반선(VLCC) 5척에 모두 스크러버 설치를 완료했다. 또 현재 운항 중인 사선 19척에 스크러버 설치를 진행 중이고 용선 20~25척 또한 선주 측에서 설치를 진행 중이다. 현재 운영 중인 선대 70척 전후(약 70~80%)에 스크러버 설치를 완료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초 디 얼라이언스 협력이 본격화되면 올 3분기까지 1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현대상선의 영업이익이 상당부분 개선 될 것”이라면서 “또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규모의 경쟁이 가능하고, 환경규제를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내년 흑자전환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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