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남3 규제 나선 정부…'클린 수주' 자리잡는 계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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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남3 규제 나선 정부…'클린 수주' 자리잡는 계기돼야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9.12.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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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정비사업의 뜨거운 감자인 사업비 7조원 규모의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이 건설사들의 과도한 수주전으로 정부의 철퇴를 맞았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한남3구역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건설사 3곳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의뢰하고 시공사 입찰을 무효화한 것이다. 

이들 건설사들이 제안한 이주비 추가 지원과 사업비 금융 지원, 임대제로, 특화설계 등이 조합에게 직간접적으로 재산상 이익을 약속한 것으로 본 것이다. 한남3구역 조합은 재입찰이나 사업조건 수정 등을 결정할 수 있으나, 지난 6일 조합은 이사회를 열어 재입찰을 결정했다. 사실상 시공사 선정 절차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것이어서 재개발 사업이 원점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이에 따라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지연도 불가피해졌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건설사들은 앞으로 2년간 정비사업 입찰참가 자격제한 등 후속제재가 이어질 수도 있다. 

그동안 대형 정비사업 수주는 늘상 과열되며 혼탁양상을 보여왔다. 결국 수주 과열경쟁의 후폭풍은 결국 조합원에게 전가될 공산이 크다. 정부규제 영향 등으로 건설경기가 하강하고 대내외적인 변수가 산적한 상황에서 이같은 파격적인 공약들은 위험부담이 클 수 밖에 없고 결국 조합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 더욱이 이번과 같이 사업이 지연되면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게 된다. 

정비사업 수주의 과열양상에 대한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불과 2년여 전인  2017년 '반포1단지' 수주전은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됐다. 건설사들은 그 해 10월 '클린수주'를 선언하고 '도시정비사업 공정경쟁 실천 결의대회'까지 개최하고 나섰지만 결국 공염불이 된 셈이다. 

클린수주 선언이 무색하게도 한남3구역이 2년 전과 유사한 복마전으로 변질됐다는 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이 따갑다. 정부가 여러 개선책을 내놓으며  클린수주 경쟁을 유도해도 건설사들의 자정적 노력 없이는 진흙탕 수주전이 근절되기란 어렵다. 

이번에 건설사가 제재를 받게 되면 강화된 도시정비법에 따른 첫 번째 처벌이 된다. 일각에선 정부의 개입이 과도하다며 서울 정비사업이 위축돼 공급부족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울 시내 다른 정비사업장들이 이번 조치로 눈치보기에 들어갈 공산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법은 철저히 가려야 할 문제로, 정부의 말처럼 이번 조치를 도시정비사업의 불공정 관행이 사라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인 만큼 이번을 계기로 정비사업 수주 시장을 정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건설사들이 불공정 수주 관행을 근절하고 실력으로 겨룰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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