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빗장 풀린 中 전기차 보조금, 전면 폐지 앞두고 ‘생색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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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빗장 풀린 中 전기차 보조금, 전면 폐지 앞두고 ‘생색내기’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12.1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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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테슬라 모델3, SK이노베이션 벤츠 E클래스 승인…삼성SDI도 논의 중
中 전기차 시장, 보조금 축소로 위축…자동차 연간 판매량도 10% 감소 전망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사진=LG화학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중국 정부가 내년 전기차 보조금 철폐를 앞두고 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에 대한 보조금 규제를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지난 6일 발표한 ‘2019년 11차 친환경차 추천 목록’에 LG화학(상하이 테슬라)과 SK이노베이션(베이징 벤츠)의 배터리를 탑재한 자동차가 포함됐다. 지난 3~4년간 외국산 배터리를 적용한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한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로 이름을 올린 모델은 LG화학과 일본 파나소닉의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모델3’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베이징벤츠 E클래스’, 파나소닉과 산요 배터리를 탑재한 GAC토요타의 CH-R 등이다. 이들 차량은 각각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중국 정부는 매달 중국 완성차 업체로부터 전기차 모델에 대한 보조금 신청을 받고 있다. 그동안 한국산 배터리 등 외국산 배터리가 적용된 전기차 모델에 대한 보조금 승인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번 사례 이전에는 한 차례도 없었다. 이번 외국산 배터리 승인은 사실상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개방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자국 배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산 배터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전세계 비중 50%를 차지하는 만큼,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사는 세계 1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번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개방으로 국내 전기차 배터리를 적용한 모델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각각 1개 모델에 불과하지만, 외국산 배터리에 대해 승인이 난 만큼 추가적인 적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SDI 역시 중국 완성차업체와 자사 배터리 적용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중국의 배터리 시장 개방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중국 현지 언론은 이번 중국 정부의 결정을 최근 위축된 자국 전기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전면 개방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실제 중국 전기차 시장은 최근 위축된 양상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량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10월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4.2GWh로 전년 대비 35.5%나 급감했다.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 자체가 줄고 있을뿐더러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축소도 큰 영향을 줬다. 내년에는 완전 폐지를 앞두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올해 연간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급감한 2530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전기차 등 신에너지 차의 판매량은 증가세지만, 8월 이후 성장률 둔화로 역성장 기조로 바뀌고 있어 내년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국내 전기차 업계에서는 중국의 시장 개방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혀 없던 시장이 생김에 따라 공략 여지가 생기는 만큼,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업체도 보조금 축소로 생존을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 총력을 다하는 실정”이라면서도 “전혀 기회가 없었던 시장이 열리는 것은 국내 배터리 업계엔 분명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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