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영 신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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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영 신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별세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12.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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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2위 대우, 1998년 국내수출 14% 담당…‘분식회계’로 부도덕 기업인 낙인
숙환으로 별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숙환으로 별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 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 전 회장이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건강이 악화돼 1년여 간 투병 생활을 한 김 전 회장은 평소 뜻에 따라 연명치료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그룹 해체 이후 주로 베트남에서 지낸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말 건강 악화로 귀국해 자신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아주대병원에서 입원을 거듭했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냈고, 재계 인사에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등이 빈소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회장을 비롯해 장병주 전 ㈜대우 사장, 장영수·홍성부 전 대우건설 회장, 강병호·김석환 전 대우자동차 사장, 유기범 전 대우통신 사장, 추호석 전 대우중공업 사장, 신영균 전 대우조선공업 사장 등 옛 대우맨들은 빈소가 차려지기도 전에 도착해 애도를 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우리기업의 글로벌 경영의 효시이자 한국 경제발전 성공의 주역이신 김우중 회장께서 별세하신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은 “김우중 회장은 세계경영을 내다보는 선견지명과 해외 수출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대우그룹을 국내 정상의 기업으로 이끌었고, 우리나라가 자동차·조선·중공업 산업 분야에서 고도화의 내실을 다지고 세계적인 수출국가의 대열에 합류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며 “경영계는 고인의 기업가 정신과 경영철학, 국가경제발전을 위한 헌신을 이어받아, 국가경제 발전에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애도했다.

1936년 대구 출생인 김 전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추앙을 받았지만 외환위기 직후 부도덕한 경영인으로 내몰리는 등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다.

경기중과 경기고를 나온 김 전 회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6년까지 섬유회사인 한성실업에서 근무하다 만 30세인 1967년 자본금 500만원과 직원 5명으로 대우실업을 창업했다.

1981년 대우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김 전 회장은 ‘세계경영’을 기치로 내걸고 그룹 확장에 집중했다. 1999년 그룹 해체 직전 자산규모는 당시 재계 1위인 현대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대표 그룹으로 성장했다.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한 대우는 해체 직전인 1998년 수출액이 186억 달러로 당시 한국 총 수출액(1323억 달러)의 14%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우그룹은 1998년 당시 대우차-제너럴모터스(GM) 합작 추진이 흔들린 데다 회사채 발행제한 조치까지 내려져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대우그룹은 41개 계열사를 4개 업종, 10개 회사로 줄인다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도 발표했지만,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1999년 8월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되면서 결국 해체됐다.

아울러 김 전 회장은 21조원대 분식회계와 9조9800억원대 사기대출 사건으로 2006년 1심에서 징역 10년, 추징금 21조4484억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징역 8년6월, 추징금 17조9253억원으로 감형됐으며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룹 해체 이후 주로 베트남에서 활동한 김 전 회장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은 지난해 3월 열린 대우 창업 51주년 기념행사가 마지막이다.

김 회장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유족으로는 부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 장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차남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 장녀 김선정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사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등이 있다. 영결식은 오는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치러질 예정이며, 장지는 김 전 회장의 모친 선영이 있는 충남 태안군에 마련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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