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중한 이에게 선물하면 좋은 책 '십이월의 아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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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중한 이에게 선물하면 좋은 책 '십이월의 아카시아'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9.12.10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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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사랑하는 사람이 더욱 그리워지는 12월. 도서출판 책과강연의 신간<십이월의 아카시아>가 12월 16일 출간된다.

오랫동안 숨을 참고나면 그제야 비로소 공기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처럼 살다보면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는 순간을 마주하곤 한다. <십이월의 아카시아>는 갑작스런 암 판정 이후 삶을 대하는 저자의 감정을 따뜻하게 풀어낸 책이다.

「얼굴에 그 사람이 살아온 풍경이 담기듯이 손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의 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직업과 성격, 체형까지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어릴 때 보았던 동네 인쇄소 아저씨 손은 검정 잉크로 물들여져서 씻어도 마저 씻기지 않는 잉크 자국이 얼룩덜룩한 무늬가 되어 원래의 그것처럼 보였다. 생선가게 아주머니 손은 생선 칼에 베인 작은 상처들의 갈라진 틈으로 생선 비늘과 물 자국이 길처럼 지나다니고, 그사이에 짙게 밴 비릿한 생선 냄새가 가시는 날이 없었다. 학교 선생님 손은 엄지, 검지. 중지에 하얀 분필 가루가 집중적으로 묻어 있는 것이 일상이었고, 동네 빵집 아저씨가 반죽하다 말고 담배를 피우던 손은 처음엔 희었으나 이내 누리끼리해진 밀가루 반죽이 말라서 들러붙어 있었다. 키가 작고 흰 피부가 예뻤던 음악 선생님의 피아노 치던 고운 손은 아기 손처럼 작고, 희고 가늘어 선생님 얼굴만큼이나 예뻤다. 학교 앞 분식집 아주머니 손은 달짝지근한 떡볶이 국물이 연한 주홍빛이 되어 군데군데 묻어 있었다. 통통한 튀김집 아저씨 손은 온종일 튀김을 튀겨내던 기름으로 번들거렸다. 명절이 가까워지면 동네 떡 방앗간 아주머니 손은 콩고물의 고소한 냄새가 배어 있었다.」 -본문 중에서

한 겨울 아버지의 죽음, 어린 시절 어머니의 부재, 할머니와 함께 했던 부엌의 추억 등을 통해 그녀는 암 판정 이후 삶에 대한 희망을 강렬하게 희구하게 되었음을 말하고 있다. 당연한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됐을 때 슬픈 것을 슬프게, 아픈 것을 아프게 느껴야만 그 뒤에 찾아오는 작은 기쁨과 웃음이 더욱 소중하다 전했다.

저자인 박정윤 작가는 1972년 생으로 하늘, 바람, 별, 나무 그리고 그 나무에 열리는 열매의 신기함을 좋아한다. 누구나 흔히 좋아할 만한 평범한 이 모든 것들과 함께하는 매 순간을 좋아한다. 그리고 독서를 좋아한다.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온갖 상상과 경험을 하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책 읽는 시간을 좋아한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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