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부자만의 리그가 개막했다… 비판 아닌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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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부자만의 리그가 개막했다… 비판 아닌 대책 필요”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12.09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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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개월간 공급된 20억 이상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 73.9대 1
같은 기간 10억 미만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1.59대 1에 불과
전문가 “현금부자, 고가 아파트 싹쓸이… 그들이 사는 세상은 달라”
“자산가들에게서 보유세 더 걷어 주거복지에 활용하는 방안 필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최근 현금 부자 ‘그들만의 리그’가 본격적으로 개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이런 현상을 활용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최근 고가 아파트 시장의 확대와 함께 높아지는 분양가로 청약시장에 현금 부자 ‘그들만의 리그’가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이런 현상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9일 부동산 평가업체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전국에 공급된 198단지 중에서 분양가가 20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10억 이상~20억 미만 아파트, 10억 미만 아파트 경쟁률을 크게 앞질렀다.

8개 단지, 14개 주택형에서 분양가 20억원을 웃돌았으며 경쟁률은 73.91대 1이었다. 그러나 10억 이상~20억 미만 구간(14개 단지)에서는 경쟁률이 22.92대 1, 10억 미만(176개 단지)은 경쟁률 11.59대 1로 집계됐다.

20억 이상 고가 아파트 중 최고경쟁률은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 전용면적 115㎡B형에서 나왔다. 총 4가구 모집에 1809가구가 청약을 신청해 452.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분양가는 21억7500만원이었다.

뒤이어 ‘송도더샵프라임뷰’ 전용 195㎡ 주택형이 260대 1,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 전용 125㎡A 주택형 209.3대 1,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3차’ 전용 198㎡ 주택형 197.5대 1,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 전용 125㎡B 주택형 119.7대 1 순으로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넘겼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를 피해 후분양에 나선 ‘과천 푸르지오 써밋’ 151.94㎡A 주택형은 20억 이상 고가 아파트 중 유일하게 1순위에서 미달 됐다. 16가구 모집에 3가구만 청약을 신청해 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가 아파트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 6개 주택형, 인천에서 4개 주택형, 과천에서 1개 주택형의 분양가가 20억원을 넘어섰다. 나머지는 광주(2개 주택형)와 대구(1개 주택형)에서 공급됐다.

김병기 리얼하우스 분양평가팀장은 이와 관련해 “고가 아파트는 시세차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여도 대출에 제약이 많아 사실상 현금 부자만 청약할 수 있다”면서 “경쟁률이 분양가가 비쌀수록 높다는 건 자산가들이 부동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은 시장경제질서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으로 정부를 탓할 필요도 규제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다만 고가 주택 기준을 더욱 세분화해 차등과세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재원으로 삼아 주거복지에 사용하는 게 가장 올바른 해답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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