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새 원내대표에 호남·운동권 출신 비주류 심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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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새 원내대표에 호남·운동권 출신 비주류 심재철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12.09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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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황교안에 견제카드 선택
막힌 정국 풀어갈 경륜에도 주목
심재철, 당선되자마자 정국 물꼬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심재철 의원(왼쪽)과 신임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축하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심재철 의원(왼쪽)과 신임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축하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9일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대표로 호남·운동권 출신의 비주류인 심재철 의원이 당선됐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황심’(황교안 대표의 의중)이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한국당 의원들이 심 원내대표를 선택하면서 황교안 대표의 친정체제에 대한 견제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숫자 싸움에서 불리한 정국을 풀어갈 수 있는 경륜과 투쟁력을 선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심 원내대표는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 중진의원이다. 기대에 부응하듯 심 원내내표는 당선과 함께 여야 협상장에 들어가 막힌 정국의 물꼬를 텄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결선투표 끝에 최종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그는 38표를 얻어 강석호(28표), 김선동(28표), 유기준(10표) 나머지 세 후보를 앞질렀지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결선투표를 치러야 했다. 결선투표에서는 유 후보를 지지한 10표가 몰리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심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나서 정책위의장에 당선된 김재원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 인사다. 

심 원내대표는 당선과 함께 4+1(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상 중단을 외치며 바로 원내 교섭단체 3당(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회동에 뛰어갔다.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한국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 철회를 대가로 선거법 개정안 등 쟁점법안의 정기국회 상정을 막아냈다. 심 원내대표의 등장으로 선거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등 쟁점 법안을 둘러싼 정국 상황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는 원내대표 투표에 앞서 숫자에서 밀리는 정치적 현실을 인정하고 협상을 통해 최대한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심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한국당 내 권력지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날 투표에 앞서 가진 정견발표에서 심 원내대표는 무계파를 강조하며 “제가 당선된다면 계파 논쟁은 더 이상 발을 못 붙일 것”이라며 “원내대표는 공천과 관련해서 직접 권한은 없지만, 지역에서 의원들이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황 대표께 직언할 것”이라고 했다.

심 원내대표는 또 당내에서 중진의원의 용퇴를 촉구하며 인적쇄신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서도 “쇄신도 결국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라며 “새로운 인물이라도 그 사람이 각 지역구에서 이길 수 있느냐 여부가 핵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호남출신에다 장애인이다. 우리 당이 흡수하기 힘들었던 호남, 장애인 부분도 다루고 표의 확장성을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대 영어교육과 출신인 심 원내대표는 ‘서울의 봄’ 당시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그는 서울역에 집결한 시위대를 후퇴하도록 결정한 주인공이자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에 연루돼 고문을 받은 바 있다. 이후 특별 복권됐고 1985년 MBC 기자로 활동하다 1996년 신한국당 부대변인으로 본격 정치에 투신했다. 20년간 전략기획위원장·원내수석부대표·정책위의장·최고위원 등을 역임하며 이명박 정부 주류 의원 모임이었던 ‘함께내일로’ 좌장을, 4대강 사업의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비박계 인사가 됐다. 20대 국회 전반기에는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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