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文정부의 부동산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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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文정부의 부동산 진실게임
  • 박지민 기자
  • 승인 2019.12.0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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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임기 반환점을 맞은 현 정부에서 악재가 연발하면서 곳곳에서 정권과 야당 간 진실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중 국민의 관심을 끄는 이슈를 꼽으라면 단연 부동산 정책일 것이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6개월 동안 전국 땅값이 2000조원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앞서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값이 안정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경실련의 문제제기가 맞다면 문 대통령의 현실인식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셈이다. 

경실련의 '대한민국 땅값 추정'에 따르면, 1979년말 325조원이었던 민간 보유 땅값은 40년 동안 9164조원 올라 2018년 말엔 9489조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전국 땅값이 7435조원에서 9489조원으로 올라 상승액이 역대 정부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달리 말하면, 문재인 정부가 1988조원의 불로소득을 땅 부자들에게 안겨주었다는 말이 된다. 같은 기간 국민 총저축액은 273조원. 국민들이 2년 반 동안 저축한 돈의 7배에 달하는 불로소득이다.

경실련은 민주평화당과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편 뒤 감정평가협회장과 감정평가법인을 업무방해죄로,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위원과 한국감정원장, 국토교통부 관련 공무원 등은 직무유기죄로 고발하기도 했다. "대통령에게 이 같은 허위보고를 한 참모와 관료들을 문책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자료가 객관적이지 못하고 시세반영률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경실련의 주장을 반박하며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경실련이 토지 가격을 추정할 때 적용한 시세반영률이 합리적이지 않고, 국가 통계를 임의로 수정하고 추정해 일방적으로 신뢰성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표준지 공시지가의 현실화율은 64.8%로, 이를 적용하면 전국 땅값은 8352조원이 된다. 경실련이 적용한 현실화율은 43%다. 국토부의 현실화율을 적용하면 1076조가 오른 것이고, 경실련의 현실화율로는 2054조다.

그러나 어느쪽의 말이 옳든 얼마가 올랐든 땅값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부동산 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진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문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좋지만 진실을 호도하는 식이어서는 차라리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최근 청와대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불거지고 있고, 이에 청와대는 억울하다는 취지의 해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국민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조차 솔직하지 못한 정권을 국민이 과연 신뢰할 수 있겠는가. 잘못된 것은 솔직히 인정하고 억울한 것은 억울하다는 태도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팬덤에 의존한 강변은 시간이 갈수록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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