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CEO 대거 연임…'구관이 명관'
상태바
농협금융 CEO 대거 연임…'구관이 명관'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12.08 0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초 3연임' 이대훈 행장 "내년 디지털·글로벌 집중"
생명·캐피탈도 유임…손보 새 사령탑엔 최창수 부사장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최창수 농협손보 대표 후보자, 이구찬 농협캐피탈 대표,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사진/농협금융지주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최창수 농협손보 대표 후보자, 이구찬 농협캐피탈 대표,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사진/농협금융지주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NH농협금융지가 계열사 CEO를 대부분 유임시키며 '쇄신'보다 '안정'을 택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3연임에 성공했고, 수장이 교체된 곳은 농협손해보험 한 곳 뿐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6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3연임(1+1+1년)을 확정했다. 농협금융은 이 행장 임기동안 사상 최대 실적 경신한 데다가 발빠르게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등 경영성과가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농협금융은 이 행장에게 임기동안 디지털화 지속과 해외시장 진출 확대에 집중해달라며 과제도 함께 안겼다.

이 행장과 함께 최창수 NH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은 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이사와 이구찬 농협캐피털 대표이사는 연임(1+1년)에 성공했다. 각 후보자는 회사별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되며 내년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이번 임추위의 결정이 있기 전 가장 주목을 모았던 것은 이대훈 농협은행장의 거취였다. 그가 연임하게 되면 지난 2012년 금융지주 출범 이후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한 CEO가 되기 때문이었다. 기존 농협금융 소속 CEO들은 '1+1' 형태로 직무를 수행하고 임기를 마쳤다.

이 은행장은 전사적 역량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에 집중시켜 온라인 환경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또 지난 2년간 실적 측면에서 2배 이상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실제 농협은행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사상 최대치인 1조40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농협금융은 최초 연임에 성공한 이 행장에게 DT 추진 3개년 계획 초석 마련, 저금리·저성장 속 실적 방어, 글로벌 진출 확대 등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DT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1조2000억원, 전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전문인력 2300명 양성 등의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DT 추진전략 보고회에 김 회장이 직접 참여해 디지털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쳤다. 이 행장은 3개년 계획 중 첫해를 맡게 된 만큼 그간 주력해오던 대로 디지털화와 3개년 계획의 초석을 다질 전망이다.

아울러 저금리 기조에 돌입하며 국내 금융시장 업황이 녹록지 않아지면서, 해외시장 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4월 이 행장은 "농협은행이 상대적으로 글로벌 진출이 늦었는데, 동남아 위주의 집중전략을 세우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행장은 인도네시아, 호주, 중국 등 진출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 4분기까지 홍콩 현지 지점의 설립 인가를 받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행장의 경영성과가 인정받았지만 반대로 2년간 역대 최대 실적을 유지했던 점은 부담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며 "저금리 영향으로 은행권의 영업 환경이 어려워진 가운데 실적 방어를 해야 하는 점이 내년 최대 숙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창수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은 농협손해보험의 새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최 부사장은 그룹의 기획·전략전문가로, 그룹 전체 DT 로드맵을 수립했고 자회사 자본적정성 강화를 위해 증자를 단행하는 등 손해보험의 신임 대표이사로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농협생명 대표이사에는 홍재은 현 농협생명 대표이사가 연임(1+1)됐다. 홍 대표는 지난 1년간 수익구조 개선에 집중해 불황의 보험업계 속에서도 흑자 전환에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구찬 농협캐피탈 대표이사도 연임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캐피탈의 견고한 성장을 이끌었고, 미래사업 추진을 위한 성장동력을 확보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지난달 15일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 후 한 달여간 Δ경영능력 Δ전문성 Δ사업성과 등을 중심으로 후보자 군을 압축했으며, 심층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미래혁신과 내실화로 지속 가능 경영체계 확립'이라는 내년 전략목표를 전사적으로 추진하는데 신임 대표이사들이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