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이성길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기술기업상장부장 “내년엔 더욱 다양한 기술특례상장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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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인터뷰] 이성길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기술기업상장부장 “내년엔 더욱 다양한 기술특례상장 허용”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12.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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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트렌드 변화에 특례상장 부문 다양화…잠재력‧기술성 기준 상장 취지에 걸맞아
코스닥 시장 플랫폼 활용, 가치 공유 필요…구성원 투명한 운영마인드 부족에 아쉬워
이성길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기술기업상장부장.
이성길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기술기업상장부장.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수요예측과 거래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가치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도 자본시장의 속성과 상장의 의미를 잘 되새겨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인정받는 방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성길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기술기업상장부장의 공모과정에서 기업가치 산정이 불안정해 상장초기 가격이 크게 움직이거나 제가격을 찾지 못한 기업들에 대해 던진 직언이다. 

이 부장은 거래소 내에서 기술특례상장 부문을 맡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제도는 지난 2005년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 외부 검증기관을 통해 심사한 뒤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상장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기술보증기금‧나이스평가정보‧한국기업데이터 등 전문평가기관 2곳의 평가에서 BBB 등급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해당 기관 중 1곳에서 A등급 이상을 받아야 기술특례상장 조건이 갖춰진다. 

도입 이후 올해까지 총 87개사가 상장됐거나 상장될 예정이다. 미국, 홍콩, 일본 등 해외시장에는 기술성을 평가하는 특례상장제도가 없다. 해외시장은 시가총액이 일정수준 이상이거나 자본규모가 상당한 기업에 대해 상장을 허용하고 있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장하지는 않고 있다. 

특례상장은 유의미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2017년 도입된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 1‧2호가 올해 처음 탄생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외국어 번역서비스를 영위하는 플리토(1호)와 캐릭터를 이용한 방송콘텐츠 사업을 운영하는 캐리소프트(2호)가 그 예다. 또한 주관사가 기업의 미래성장성을 인정하여 추천하는 방식으로 상장하는 성장성 추천 기업이 셀리버리 상장(2018년) 이후 올해는 라닉스, 올리패스, 라파스 등 3사가 추가로 상장됐다. 이달 중에도 브릿지바이오, 신테카바이오가 상장될 예정이다. 테슬라요건형 상장도 작년 카페24 상장 이후 제테마, 리메드(상장예정) 등 2개사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부장은 “다양한 상장트랙은 최근 산업트렌드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고 기업의 특징도 과거와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며 “코스닥시장이 성장잠재력과 기술성을 기준으로 상장한다는 취지에 걸맞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부터 해당 부문에 참여한 이 부장은 코스닥과 코스피시장에서 150개가 넘는 기업의 상장심사를 경험했다. 이 부장은 “기업의 사업내용과 경영구조를 확인하고 증권시장 투자자에게 적절한 방법으로 소개하는 일을 도맡았기 때문에 모든 기업이 소중했다”며 “이중 2009년 상장한 동국S&C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동국S&C는 풍력발전기 타워를 전문으로 제조‧수출하는 회사였는데, 당시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더해지면서 지구환경 보존 및 에너지산업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가치를 더해가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꾸준히 상장심사를 맡으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적이 이어졌다. 이 부장은 “최근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내부통제절차를 갖추지 못한 사례들이 종종 나타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최대주주가 본인 이익만을 위해 지배구조를 불합리하게 운영하거나 또는 사업구조상 특수관계인을 통해 기업이익을 밖으로 유출하는 잘못된 행위 등이 심사과정에서 종종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코스닥시장이라는 자본시장 플랫폼을 활용해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와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 구축과 구성원들의 투명한 운영마인드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부문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 부장은 “상장은 기업에 있어서는 성장과 생존의 변곡점에서 큰 획을 긋는 대사건에 해당하고, 투자자에게는 새롭고 매력적인 증권상품을 소개하는 공인된 플랫폼이기도 하다”며 “코스닥시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기술혁신기업이 크게 용트림하고 자본시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고, 여러 IPO 관계기관과 많은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거래소 상장부서원들이 회의하는 모습.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 상장부서원들이 회의하는 모습.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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