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日 이어 홍콩 하늘길도 줄인다…수익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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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日 이어 홍콩 하늘길도 줄인다…수익성 ‘빨간불’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12.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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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요 급감에 이어 홍콩 민주화 시위로 관광수요 직격탄
대한항공, 대형기에서 중형기로 교체…LCC도 노선 감편 잇따라
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천공항 터미널 출국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천공항 터미널 출국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홍콩 노선 줄이기에 나섰다. 민주화 시위가 6개월간 이어지면서 관광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이미 불매운동으로 일본 수요가 급감한 항공사들은 홍콩발 악재까지 겹치며 단거리 노선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8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6~10월 인천~홍콩 노선 여객은 123만909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2만2715명보다 12.91% 줄었다. 이는 지난 6월 초부터 이어져 온 홍콩 시위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홍콩 3위 항공사인 홍콩항공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회사는 3500여명의 임직원에게 줘야 할 지난달 월급을 지급하지 못했고, 공급업체에 줘야 할 돈을 지급하지 못해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마저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지난달 15일 외교부가 홍콩을 ‘여행 자제’ 지역으로 지정하면서 국내 항공사들도 잇따라 노선 조정에 나선 상태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홍콩 노선 축소에 들어갔다. 앞서 홍콩 노선에 배정했던 269석의 기재를 218석으로 교체했다.

단거리 노선이 주력인 저비용항공사(LCC)의 노선 감축은 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달까지 인천~홍콩 노선 운항을 주 14회에서 주 7회로 감편하기로 결정했다. 진에어도 지난달 24일부터 동계기간이 끝나는 내년 3월 28일까지 홍콩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0일부터 동계기간이 끝나는 내년 3월 28일까지 대구~홍콩 노선을 운휴한다. 에어부산은 이달 홍콩 노선 예약률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항할 계획이다. 이외에 다른 항공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노선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국내 항공사들은 이미 일본 노선 수요 감소로 3분기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3분기 적자를 피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70% 급감했고,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5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해당 기간 제주항공은 174억원, 진에어는 131억원, 티웨이항공은 109억원, 에어부산은 195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여기에 홍콩 노선까지 수요가 흔들리면서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특히 단거리 노선이 주력인 LCC들은 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 흐름이 실적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상 4분기가 비수기에 해당하는데다 항공사들의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한일 갈등 장기화, 홍콩 정세 불안 등 대외요인이 좋지 않다”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출국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4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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