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대구시립뮤지컬 전용극장 재검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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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대구시립뮤지컬 전용극장 재검토 촉구
  • 조용국 기자
  • 승인 2013.02.04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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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세금으로 추진...대구시 손쉬운 발상 꼬집어

[매일일보]대구시가 추진 중인 시립 뮤지컬전용극장 건립 용역을 위해 3,0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대구지회와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예총과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서에서 “민간자본으로 건립하려다 무산되자 곧바로 시민의 세금으로 추진하겟다는 대구시의 손쉬운 태도는 매우 안일하고 무책임한 것”이라며 “관련 용역비를 시정을 견제해야 할 대구시의회가 나서 편성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라고 개탄했다.

이들은 또한 “우리는 이참에 민간자본이냐 공공자본이냐를 따지기 전에 뮤지컬극장 건립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원천적으로 재검토하고, 대구시 문화예술 정책에 대한 종합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구에 지어졌거나 지어질 대형문화기반시설의 숫자는 참으로 어마어마하다. 얼마 전 개관한 대구미술관과 대구문화창조발전소, 올해 개관을 앞둔 대구문학관, 클래식 전용관으로 리모델링되고 있는 대구시민회관, 계획하고 있는 이우환과 친구들 미술관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문화기반시설이 문화예술생태계에 대한 면밀한 조사없이 번듯한 건물을 세우고 보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하나를 짓는데 수백억을 필요로 하는 건축물에 대부분의 문화예술관련 예산이 투여되는 토목중심적 문화예술 예산집행에 대구시민들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특히 뮤지컬은 블록버스터 영화와 같이 문화자본이 집적된 초대형문화상품이다. 민간자본이 최고의 전문가들을 고용하여 수년에서 십 수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제작하여 시장에서 승부를 보는 뮤지컬이라는 초대형문화상품을 1년이라는 제한된 기간 동안 시비로 제작할 수 있다는 짧은 전망으로 단행된 문예진흥기금 집중지원은 성공작을 배출해내기는커녕 오히려 지역의 우수한 극단들이 분열되는 현상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술시장 밖에서 노력하고 있는 대구문화예술인들의 창작지원과 문화예술생태계의 건전성을 담보해내는 기초예술에 대한 지원을 등한시하고 지역예술인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이면도 존재했다.

성명서는 “대구시는 지금이라도 ‘문화산업’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인한 문화예술시설 건설에 대한 과도한 투자와 ‘공연문화중심도시’라는 미명하에 초대형문화상품의 유통을 지원하는 삐뚤어진 예산지원에 대한 관점을 전환하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진정한 ‘문화산업’의 형성은 기초예술과 저변예술이 풍부하고 문화예술생태계가 담보된 상황에서 비로소 꽃 피울 수 있는 것”이라며 “이와 같은 대형사업을 시민경제가 이토록 어렵고 대구시 재정여력도 부족한 때에 시민의 세금으로 하려면 사업의 타당성, 타 사업과의 우선순위 문제의 검토, 무엇보다 시민적 합의를 거처야 마땅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이에 관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 청취, 공청회, 토론회 등의 기본 과정부터 밟아야 할 것”이라며 대구시의 행정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한편 성명서에 대해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이재녕 위원장은 “1000석 규모의 중형 공연장으로 지역 예술인들에게 창작의 기회를 줌으로써 대구가 공연 문화도시로 경쟁력 있는 뮤지컬도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용극장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역설하며, “현재 용역 단계 이므로 각계의 의견 수렴을 통해 진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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