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합의 이전으로 회귀하는 한반도...北 제2 선군정치 등장하나
상태바
싱가포르합의 이전으로 회귀하는 한반도...北 제2 선군정치 등장하나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12.04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은 백두산 등정에 軍 수뇌부 총출동
전문가 "매우 이례적, 군사력 강화예고"
비핵화 협상 파국 이후 북핵 증강 가능성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한반도 정세가 북미 간 싱가포르합의 이전으로 회귀하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북한이 북미 대화에 나서기 전인 2017년 말까지 한반도는 무력충돌이 우려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북한은 4일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백마 등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백두산 행보는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시한으로 정한 연말을 코앞에 두고 이뤄진 것이라 그가 중대결정을 내릴 것임을 시사한다.

이날 북한은 이달 하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소집 사실까지 공표했다. 앞서 북한은 2013년 3월 열린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했고,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돌입한 이후인 2018년 4월 전원회의에서는 경제 총력집중 노선을 채택했다. 이달에 전원회의가 열리면 ‘북미 비핵화 협상 중단’과 ‘핵 보유국 지위 강화’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이는 김 위원장의 올 신년사 이후 북한이 계속 경고해 온 ‘새로운 길’이 구체화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전날 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에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과 군종사령관들, 군단장 등 북한군 지휘부들이 동행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김 위원장이 향후 군부를 더욱 챙기고 군사력 강화에 집중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북한 매체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선군정치 용어가 재등장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봤다.

선군정치는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의 핵심적 통치방식으로, 힘이 빠진 노동당을 대신해 군부를 전면에 내세워 경제난과 안보위협을 동시에 헤쳐 나가겠다는 고육지책이었다. 김 위원장 역시 미국과의 협상 파국으로 예상되는 경제적·안보상 위협을 돌파하기 위해 군부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정 본부장은 향후 김 위원장의 통치 방향에 대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양적 확대를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완성을 통해 추가적인 핵 억제력을 확보하며, 중국 및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 및 과학기술에 기초한 자력갱생을 통해 사회주의 부강 조국을 건설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럴 경우 미국도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백두산을 등정하던 시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매우 좋다”면서도 “개인적인 좋은 관계가 북한이 핵 합의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한 군대를 갖고 있고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다. 그런 군사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를 바라지만 사용해야 한다며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정경두 국방장관도 전군 주요 지휘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북한은 전투비행술대회를 하고 서해 창린포 해안포 사격으로 9.19 군사합의도 위반했다. 최근에는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하는 등 올해 들어 13회 미사일을 발사했고 군사 활동이 증강하고 있어 현재 군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