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반포주공1단지,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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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반포주공1단지, 어디로 갈까?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12.02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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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갈등에 이주직전, 관리처분 무효 판결
최장 4년간 사업 차질 불가피할 전망
비대위 중심으로 시공사 교체 움직임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가 최악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반포주공1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가 최악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네요. 앞으로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판단이 잘 안 되네요.”(경력 20년 이상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전문가)

총사업비 10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사업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애초 지난 10월 이주가 진행돼야 했지만 송사에 발목을 잡히면서 사업이 완전히 멈춰선 상태다. 

이에 따라 2017년 9월 시공사를 현대건설로 선정하고 해당연도 말에 관리처분인가계획 신청을 마치며 겨우 피해갔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의 직격타를 맞게 됐다. 앞으로 조합원 간 내홍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더 커진 모양새다.

반포주공1단지 사업은 앞으로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현재 가장 심각한 몇 가지 문제를 토대로 맞닥뜨릴 수 있는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 관리처분 관련 패소 확정

반포주공1단지 비상대책위원회인 발전위원회가 2017년 조합원 분양 당시 전용면적 107㎡를 소유한 조합원 중 일부에게는 59㎡와 135㎡ 두 채를 분양받을 수 있게 해주고, 다른 일부에게는 분양받지 못하게 한 것이 불공평하다며 관리처분계획 무효확인 소송을 지난해 1월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지난 8월 비대위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특정 소유자의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정도로 토지 등 소유자들 사이에 불균형이 초래된다면 그 관리처분계획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무리하게 사업 속도를 냈던 게 원흉이었다. 이 단지는 2017년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10월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12월 서초구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재초환을 피하려고 통상 1년여의 세월이 걸리는 과정을 3개월 만에 해치워 갈등이 불거졌다. 

정비업계에선 조합이 항소심에서 승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을 재추진하기 위해선 관리처분계획에 반발하는 조합원들과 원만히 합의해 소송을 취하하는 방법밖에 없으나 이마저도 어려워 보인다.

항소심 결과는 내년 상반기 즈음 나올 전망이다. 조합이 대법원에 상고 한다고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소송 기간에만 2~3년이 더 필요하다. 패소 확정 이후에는 관리처분계획을 다시 세우고 인가도 받아야 하는데 이 기간도 1년 이상 걸린다. 사업의 장기표류가 불가피하다.

◇ 현대건설 시공권 박탈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일부 조합원은 시공사인 현대건설에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2017년 반포주공1단지 시공사 선정 당시 수주전이 과열되자 현대건설은 가구당 7000만원 무상 이주비 조건을 제시했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대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근거해 과도한 무상 이익 제공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현대건설은 무상 이주비 5억원을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건설사 보증으로 추가 대출 20%(종전감정평가액 대비)를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문제는 또다시 도정법 위반을 내세워 주택 감정가의 40%인 LTV 조건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이런 탓에 비대위에선 차라리 시공사 선정을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시공사 선정 투표 때 현대건설이 제시한 스카이브릿지 등 특화설계안이 본계약에서 빠졌다며 2017년 9월 27일께 진행한 시공사 선정 총회를 무효로 해달라는 ‘총회결의 무효 확인 소송’도 제기된 상황이다.

반포주공1단지 시공권을 따낸 현대건설도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현대건설이 최저 분양가를 3.3㎡당 5100만원(전용 84㎡ 기준) 보장하겠다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되면서 3900만원 후반이나 4000만원 초반대에 분양가가 책정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이 약속대로 차액 손실을 보전해 준다면 수천억대의 손실을 보게 되는 형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수주를 위해 무리수를 뒀다”면서 “현대건설의 고민이 깊을 것이다. 사업이 진행돼도 안 돼도 문제”라고 말했다. 

◇ 내부갈등 격화 또 다른 변수

사업 진행이 더뎌지면서 조합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정비업계에선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라 이 단지의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으로 낮아지면 분양수입이 58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조합원이 2293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 인당 약 2억5000만원의 추가분담금으로 내야 한다. 재초환은 훨씬 부담이다. 초과이익이 15억원에 달한 전망이어서 7억원을 부담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10억원 가량의 재산상 손해가 추가로 발생한 셈이다. 이렇다 보니 조합원 간 내부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최근 일부 조합원이 관리처분 무효소송에 참여한 조합원들을 제명하자는 내용의 총회소집 발의서를 받기도 했다. 

실제로 조합원 제명 추진 총회가 열리지는 않았으나 압박감을 느낀 조합원 20여 명이 소송을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대위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고 주장은 완강하다. ‘네탓 공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비대위가 관리처분 소송을 당장 취하한다고 해도 조합원 간 해묵은 감정이 쉽게 풀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사업 정상화의 막판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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