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김준휘 BGF리테일 MD “편의점 도시락 선입견, 허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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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인터뷰] 김준휘 BGF리테일 MD “편의점 도시락 선입견, 허물고 싶었다”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12.02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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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가성비→ 가심비 겨냥, 만수르 시리즈 도시락 개발 ‘대박’
편의점 도시락의 우수성 알리고, 지역 농가와 상생 이어 가고파
지난달 19일 김준휘(34) 편의점 CU 상품본부 간편식품팀 대리가 서울 강남구 선릉역에 위치한 BGF리테일 본사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지난달 19일 김준휘(34) 편의점 CU 상품본부 간편식품팀 대리가 서울 강남구 선릉역에 위치한 BGF리테일 본사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조금 비싸더라도 ‘합당한 품질과 맛을 갖춘 상품을 기획해보자’라고 생각해서 만든 것이 만수르 시리즈 도시락입니다."

편의점 CU(씨유)도시락 인기상품인 ‘만수르 시리즈’를 개발한 김준휘(34) BGF리테일 상품본부 간편식품팀 대리는 본지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이 같이 밝히고, "신속한 판단과 실행력이 ‘대박 상품’의 비결이다"고 말했다.

만수르 도시락 시리즈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중심으로 돌아가는 편의점 도시락 트렌드에서 벗어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만든 프리미엄 도시락이다.

만수르 도시락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지난 7월 출시해 10월 말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 200만 개를 돌파하면서 도시락 판매 상위권 자리를 굳건히 유지중이다. 업계 불문율로 여겼던 4000원대 가격 저항선을 허물고, 수제 돈까스를 콘셉트로 정성스레 내놓으면서 시장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치즈 만수르 돈까스에 이어 △육즙 만수르 비트 함박 △고구마 치즈 만수르 돈까스 등 후속 상품으로까지 라인업 강화를 마친 상황이다.

김 대리는 “도시락 제품중에서도 수제돈까스를 사용하는 상품인 ‘치즈만수르돈까스’를 기획할 때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면서 “기계가 아닌 100% 수작업으로 생산하는 메뉴라 출시 전부터 담당 상품개발자와 함께 제조사를 3번 이상 방문해 제조 CAPA를 확인하고 공정을 하나하나 체크해가며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CU 도시락 매출은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만수르 제품은 물론 백종원 시리즈 등 다양한 콘셉트를 입힌 도시락을 속속 내놓으면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CU에 따르면 도시락 매출은 △2014년 10.2% △2015년 65.8% △2016년 168.3% △2017년 7.7% △2018년 19.5% 등 꾸준히 증가 추세다.

CU 도시락 메뉴는 김 대리의 손에 달렸다. 그는 지난 2012년 입사해 심각김밥부터 도시락까지 먹거리 분야에서 MD로 활동 중인 인물이다. 메인음식부터 반찬 하나까지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한다. 김 대리는 기존 편의점 도시락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메인 반찬을 중심으로 다양한 메뉴를 기획,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는 도시락들을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김 대리는 “도시락을 만들 때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쿡방과 예능을 주시, 인기 연예인의 특급 레시피나 추천메뉴를 통해 메뉴나 상품명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면서 “여기에 전반적인 유통환경의 동향을 살피기 위해서는 매일 아침 언론기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김준휘(34) 편의점 CU 상품본부 간편식품팀 대리가 서울 강남구 선릉역에 위치한 BGF리테일 본사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지난달 19일 김준휘(34) 편의점 CU 상품본부 간편식품팀 대리가 서울 강남구 선릉역에 위치한 BGF리테일 본사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도시락을 기획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원료를 납품할 수 있는 공급처를 찾고, 사전 물량을 확보하는 것에 있다.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것에 반해 △용기 선정 △디자인 의뢰 △판매가 책정 △시생산 점검 등의 업무를 진행하는 데만 1~2달에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어려운 과정 중 하나에 속한다. 김 대리는 “도시락은 대량 생산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맛, 품질, 생산 규모가 보장되지 못한다면 상품화 불가능하다”고 귀띔했다.

특히 그가 하나의 도시락이 탄생하기까지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사먹는 도시락=몸에 해로움’이라는 선입견을 깨부수는 것에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단연 레시피다. CU는 건강하면서도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는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 2015년 전문 셰프 뿐만 아니라 조리, 소스, 시즈닝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상품연구소’를 오픈 운영 중이다. 단순 도시락이 아닌 하나의 요리를 만들어 내고 있는 셈이다.

김 대리는 “편의점 상품의 품질이 결코 떨어지지 않다. CU는 2016년부터 각 지역 영농조합법인 등과 협업해 도시락뿐 아니라 삼감김밥, 김밥 등 미반류 전 상품에 신동진미(米)를 사용하고 있다”며 “신동진미는 일반 품종 대비 쌀알이 1.3배나 크고 최적의 수분량을 가지고 있어 최상의 밥맛을 낸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CU 도시락은 밥 짓는 기술과 영양학적인 지식을 두루 갖춘 전문가인 ‘밥소믈리에’가 만들고 있다”며 “도시락의 주원재료인 쌀의 품위측정, 보관관리, 취반기술 등을 통해 철저히 관리해 맛있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만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먹거리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 내는 것 역시 그의 몫이다. 시장의 흐름을 파악, 소비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야만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일례로 그는 최근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비건 식품이 뜨는 것에 주목, 업계 최초로 비건 도시락을 내놓은 바 있다.

김 대리는 “최근 비건 간편식이 20~30대 고객에게 큰 이슈가 된 것에 착안해 업계 최초로 비건 도시락을 선보였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비건 간편식에 도전했던 것처럼 소수의 잠재고객을 타깃으로 한 △할랄 △이유식 △온라인 전용도시락 등의 상품도 운영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편의점 도시락이 우수한 품질을 지닌 제품임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고 집밥과 동일한 퀄리티의 맛있는 도시락을 만들어 나가는데 일조하고자 한다. 나아가 지역 농가 및 지자체와 공동 마케팅 활동을 통해 상생·협력에도 지속 힘쓰고 싶은 것 역시 지속하고 싶은 주요 실천 계획중 하나이기도 하다.

김 대리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는 간편식 시장에서 가장 매출 규모가 큰 도시락을 담당하고 있어 어깨가 무겁다(웃음)”면서 “편의점 도시락을 통해 우수한 원료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기획해 고객에게 가치있는 상품을 제공하고, 우리 주변의 농가에도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준휘(34) BGF리테일 상품본부 간편식품팀 대리
△2012.08 영남대학교 졸 △2012.07 BGF리테일 입사 △2012.07~2013.12 경북영업부 직영점장 직무수행 △2014.01~2016.07 경북영업부 SC 직무수행 (구미,김천지역) △2016.08~현재 간편식품팀 MD 직무 수행 중 (도시락 MD) △2016·2017년 주먹밥 MD △2018년·2019년 도시락 MD 직무 수행 △2018.03 밥소믈리에 자격증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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