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끌어올린 '정원재 매직' 내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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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끌어올린 '정원재 매직' 내년에도?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12.0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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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의정석' 히트 필두로 양적·질적성장 견인…연임도 '파란불'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사진/우리카드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사진/우리카드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이 불황을 맞은 카드업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 사장은 우리은행에서 영업지원과 HR부문을 총괄하는 영업지원부문장까지 지내다 2017년 말 12월 첫 선임됐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그는 업계 변방에 머물던 우리카드의 퀀텀점프를 이뤄내며 최근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당연히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의 취임 후 역작으로 꼽히는 ’카드의 정석‘ 시리즈는 지난해 4월 처음 선보인 이후 출시 20개월만에 500만좌를 넘어섰다.

카드의정석은 정 사장이 상품의 기획과 마케팅은 물론 플레이트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손수 세심하게 챙긴 것으로 알려지며 일명 '정원재 카드'로 불린다. 특히 변화된 소비 패턴과 결제 형태에 최적화된 상품,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디자인과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이 같은 성공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타깃 설정도 탁월했다. 첫 출시 이후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생애 주기별로 카드를 골라 쓸 수 있도록 쇼핑·여행·펫 등 다양한 영역에 특화한 카드 라인업을 구축했다. 현재는 정석 시리즈는 신용카드 11종, 체크카드 7종으로 구성됐다.

호실적도 따라올 수 밖에 없었다. 

우리카드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4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0% 확대됐다. 2017년 한 해 동안 우리카드가 벌어들인 수익이 927억원이었단 것을 비춰보면 단기간에 수익성이 껑충 뛴 셈이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자산은 9.3% 늘어난 8조2000억원, 신용카드 연체율도 0.03%포인트 낮아진 1.40%를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규모 면에선 아직 중하위권에 속해 있지만, 최근 1년새 신용카드 이용액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올 3분기 누계 이용실적(취급액 기준, 체크카드 제외)은 44조6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 카드사 중 유일하게 두자릿수 성장했다. 

유효회원 수를 대폭 늘리며 내실을 다진 것도 실적을 견인했다. 

정 사장은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단순히 카드 발급 수만 늘린 것이 아니라 리텐션마케팅을 통해 휴면고객은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 일환으로 올해 초 조직개편을 단행해 ‘리텐션마케팅부’를 신설하고 휴면고객으로 넘어갈 우려가 큰 무실적·저실적 고객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했다.

리텐션마케팅은 기존 고객 유지를 위한 마케팅으로 ‘저비용 고효율’ 전략 중 하나였다. 카드사 입장에서 휴면고객 증가가 당장의 큰 리스크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매몰비용이 커지는데다, 신규 고객에 대한 마케팅 비용 투자보다는 기존 고객 유지가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우리카드 리텐션마케팅부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과 신규회원 또는 6개월 이상 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고객을 공략하는 타깃 마케팅을 전담하고 있다.

정 사장 체제 이후 이같은 호실적은 카드업계가 올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마케팅 비용 통제 등 규제 강화로 성장 둔화에 신음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적표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지난해 분사 후 최대 당기순이익(1265억원)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남은 관심사는 정 사장의 연임 여부다. 업계에선 카드의 정석을 필두로 한 상품성 강화,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통한 성적을 인정받고 있는만큼 정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지주사로 전환한 우리금융그룹이 처음 단행하는 자회사 대표 인사라는 점에서 어떤 기조를 보여줄지 관심이 더 모아진다. 일각에선 임기만료가 돌아온 지주 부사장과 은행 부행장 인사와 맞물려 있어 보직이 바뀔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편 우리금융은 연내 자회사 인사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우리카드 이사회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한 후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할 것인지 최종 결정하게 된다.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포함해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구성원으로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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