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도 ‘ESG’ 따져야 더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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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도 ‘ESG’ 따져야 더 번다
  • 정웅재 기자
  • 승인 2019.12.0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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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큰손 국민연금 ESG 투자 적용키로
ESG 중요성 높아지며 투자 규모 확대 전망
국민연금이 기금 전체 자산군에 사회책임투자 원칙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ESG 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제8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이 기금 전체 자산군에 사회책임투자 원칙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ESG 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9일 제8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정웅재 기자] 국민연금이 앞으로 기금 전체 자산군에 사회책임투자 원칙을 적용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ESG(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평가가 높은 ‘착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활성화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제8차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국민연금은 기금 전체 자산군에 사회책임투자 원칙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회의를 마친 후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이 지난 5~6년간 ESG 투자를 해왔지만, 배정된 자금이 크지 않았다”며 “앞으로 ESG 투자 비중을 늘리고 그를 위한 구체적 원칙과 내용을 다듬어나가자는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은 ESG 리서치 기반을 마련해 먼저 국내외 주식과 회사채 등의 투자에 적용할 예정이다. 사모펀드나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의 경우 국민연금법상 적용 가능성과 상품 특수성 등을 고려해 도입 시기를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의결권 위탁 운용사 선정 시 책임투자 요소를 포함해 가점을 주는 방안도 마련했다. 국민연금은 내년까지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2022년부터 위탁운용사 선정시 책임투자정책 수립 및 지침이 있는 운용사에 가점을 부여할 방침이다.

증권업계는 국민연금이 ESG 투자에 힘을 싣는 모습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유럽연합 등 주요 선진국 연기금은 ESG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ESG 평가 기준이 불명확해 그동안 투자 대상에서 소외돼왔다. KB증권이 발간한 ‘착한 기업이 가져올 번영’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ESG 투자 자금 규모는 세계적으로 30조달러까지 성장했다. 특히 2014년 이후 ESG 투자 자산 규모는 연평균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업에 금융이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고 ESG 데이터 품질도 개선되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ESG 생태계 진작으로 국내에서도 ESG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SG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시장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SRI 펀드(ETF 포함) 30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지난달 29일 기준 3.13%다.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13.43%), ‘TIGER MSCI KOREA ESG 유니버설 ETF’(10.93%) 등은 올해 들어 10%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사회책임투자(SRI)펀드 순자산이 점차 증가해 현재 3800억원 규모고 일반펀드를 SRI펀드로 리뉴얼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ESG 등급이 높은 기업은 자원활용, 지배구조, 배당 등 여러 측면에서 경쟁 우위일 가능성이 높아 투자수익도 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SNS와 시민의식이 성숙해지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소비자들이 평가해 ESG가 기업 실적에 중요한 요인이 됐다”며 “향후 ESG 관련 투자금액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ESG 등급이 높은 기업에도 주가 프리미엄이 부여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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